| [ GoodPlaces ] in KIDS 글 쓴 이(By): goodboy (구비) 날 짜 (Date): 1999년 11월 6일 토요일 오전 12시 20분 34초 제 목(Title): [나의유성답사기] 대전 어은동 마쯔리우동 먼저 이 글을 cooKing보드에도 올렸음을 밝혀둡니다. ==[글 시자악]== 대전하고도 어은동에 마쯔리우동이라는 우동집이 얼마 전에 생겼다. 규모는 아주 작은 편이다. 4명씩 앉을 수 있는 나무식탁 6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컨테이너박스만한 식당이다. 분위기? 환하고 깨끗하고 아늑하다고나 할까. 요즘 추워지기 시작하니까 문 유리에 김이 서려 운치까지 느껴진다. ^.^ 나중에 겨울이 되면 거기에 낙서라도 해봐야겠다. 진주야 사랑해라고... ^.^ 이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은 2명... 주인 아찌하고 알바생인 듯한 아가씨 한 명... 주인 아찌 참 재밌다. 식당문을 열고 들어가면(이때 삐리리~하는 전자음이 울린다) 어서오세요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다 먹고 나갈 때 잘 들어보라.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합니다를 2번씩이나 아주 큰소리로 외친다. 정말로 거길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이 2번씩이나 크게 들려오는 감사합니다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그 소리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 어떤 사람은 먹고 나가면서 아찌가 그렇게 크게 외치니까 자기도 덩달아 큰 소리로 맞장구를 친다. 아안녀엉히계세에요오~ 단 손님은 인사할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관찰결과,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아찌가 외친 뒤에 하는 게 젤 나은 듯하다. 그런 뒤에 아찌의 마지막 감사합니다를 들으면서 나오면 딱이다. 어쨌든 거긴 정말 재밌다, 주인이나 손님이나... 담으로 아가씨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음, 이 아가씬 귀여운 구석이 있다. 일단은 착해서 그렇고 이단은 몸짓이나 말에서 부러 귀여운 티를 낸다. 이쁘냐고? 직접 가서 확인하시라. ^.^ 이제 젤 중요한 음식 맛에 대해 얘길 좀 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서 한 번 맛보라. 절대 후회 안 할 것이다. TV 어느 CF에서도 그런 대사가 나오지만, 정말로 국물이 끝내준다. 첫맛은 정말로 일품이다. 아마 한겨울이 되어 호호 손을 불면서 그 집에 들어가 첫 국물을 맛보노라면 모든 근심걱정이 한 순간이나마 잊혀질 것이다. 근데 하나 감히 충고를 하자면, 진짜 국물 맛을 즐기고 싶다면 그냥 정통 우동을 시키는 게 좋을 것이다. 만두우동이니 어묵 우동이니 하는 곁가지들은 아무래도 본래의 국물 맛에서 다소 떨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으니까... 그리고 유의할 점은, 우동이 일단 나오면 국물을 많이 먹어둬라. 괜히 국물을 남겨두면 뒤로 갈수록 면 맛이 우러나와 첨의 국물 맛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국물 얘기를 좀 장황하게 한 듯한데, 이젠 면 얘기를 해보자. 면은 아찌가 직접 숙성시킨 거란다. (솔직히 숙성이 뭔지는 나도 모른다. ^.^) 그래서인지 정말로 쫄깃쫄깃하다. 첨에 난 쌀로 만든 면인줄 알았다. 흐... 뭐, 면 자체의 맛은 솔직히 별로 모르겠다. 국물이 워낙 뛰어나기 땜시... 그래도 밀가루답지 않게 쫀득쫀득한 게 얼마든지 즐길 만하다. 아, 면을 숙성시켰는지 어떻게 아냐고? 며칠 전에 내가 아찌한테 직접 물어봤다. 이 국물하고 면은 딴 데서 조달한 게 아니냐고... 아찌 당당히 왈, 아니다, 내가 직접 국물과 면을 만든다. 면은 숙성시킨 거다. 그래서 쫄깃쫄깃할 거다. 난 원래 큰 우동집에서 맛돌이로 일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벤쳐회사로 독립키로 결심, 대 마쯔리우동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시더라. ^.^ 그 아찌 재밌냐고? 아니다, 내가 좀 과장스럽게 전한 듯하다. ^.^ 그 아찌 무지 진지하다. 그저껜가 우연히 김밥 써는 모습을 봤는데 시상에 그렇게 정성스러울 수가 없었다. 저렇게 정성들여 가지고 어느 세월에 음식 만들어내나 걱정될 정도다. 다 썬 뒤에 행주에다 칼 닦을 때의 그 노련함은 좀 섬뜩했지만... ^.^ 그리고 어은동 Sound of Music이라는 레코드가게를 아시는 분은, 그 레코드가게 아저씨랑 이 우동집 아저씨랑 한 번 비교해 보라. 아니면 그 레코드가게 아들 민선이란 꼬마놈이랑 비교해 보라. 맞다맞어할 것이다. 참고로 이곳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걸 하나 더 소개하자. 바로 신문이다.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기본으로 구색을 가추고 있다. 근데 진면목은 바로 신문 중앙에다 호찌께스(유식한 혹자는 스테플이라고도 함)를 박아놨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대수냐고? 아니다, 한 번 가서 몇 장 넘겨봐라. 편리함이 손끝으로 느껴질 것이다. 앗, TV가 섭섭하단다. 자기 존재도 알려달란다. 그렇다 80년대 스타일인 듯한 TV가 떡하니 선반 위에 폼잡고 있다. 내참... 아, 깜빡할 뻔했다. 식후에 커피or녹차가 나온다. 다만 관찰해본즉 약간 한가할 때 가야 그런 여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물어본 건데, 시상에 밤12시까지 문을 연단다. 솔직히 보통 음식점치고 그런 집 첨본다. 밤12시라니... 그 알바 아가씨가 갑자기 불쌍해진다. 근데 하나 궁금한 게 있다. 난 도통 니뽄어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그런데, 마쯔리가 대체 무슨 뜻인가? 혹시 순우리말 맛있어리!!!의 변형인가? 자, 그럼 우리 그곳에 한 번 가볼까유? 단 그곳에서 날 보더라도 아는 채 하지 말길... 국물맛에 빠져 있을 때 그러면 짜증난다. ^.^ 아참참, 그 가게 위치를 안 밝히고 그냥 끝낼 뻔했다. 찾기 쉽다. 어은동 횟집 <어촌마을>은 다들 알 거다. 그 골목으로 1-2십 미터만 더 가면 된다. 궁동쪽으로... 그럼 당장 이번 주말에라도 그곳을 맛봐주기 바란다. 빠잉~ == P.S. 1. 난 원래부터 우동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좋아하게 된 건 아마 그 집 때문인 것 같다. 2. 난 우동을 먹고나면 소화가 별루다. 아무래도 밀가루음식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국물맛 하나만으로도 결코 후회는 없다. 끝내줘요오~ 3. 이 글은 결코 그 아찌로부터 무슨 뒷돈을 받고 이러는 게 절대 아니다. 4. 담에는 같은 어은동에 있는 <누이손칼국수>라는 곳을 소개할까한다. 이곳 역시 할 말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