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BigTree (야수) 날 짜 (Date): 1993년04월19일(월) 15시35분12초 KST 제 목(Title): * Campus Story #9 (from DACOM) * 번호:52/80 등록자:DARKAGES 등록일시:93/04/04 23:54 길이:175줄 제 목 : [다크] 총찬이의 캠퍼스 야그 No. 11 - 혜지와의 이별 편 (마지막 회) - 혜지와의 놀러간 일이 있은 후로 일주일 동안 나는 프로그래밍에만 전념했다. 으하하. 드디어 나는 집에서 나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몰라 보게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트로이얀'이라는 것을 만들고야 말았던 것이다. 원래는 화일들을 읽어서 특정 부분의 내용을 바꾸는 프로그램이었는 데, 버그 인지는 몰라도 실행화일들을 모두 못 쓰게 만들어 버리는 무서운 프로그램이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아직 "터보 파스칼" 마저 날려 버린 줄도 모르고 마냥 좋아 하고 있었다. "이 기쁜 소식을 빨리 혜지에게 알려야 겠다." 너무도 기뻐서 에레베이터도 놔두고 12층에서 단숨에 밑으로 내려 갔다. 그런데, '오늘 쓰레기 안 버리면 한 달 용돈 없다'는 엄마의 엄포를 떠 올리 고는 다시 낑낑대며 올라갔다가 다시 쓰레기를 들고 내려 왔다. 엇, 근데 안 오기로 유명한 학교가는 XX번 버스가 오고 만 것이었다. 아무튼 혜지에게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마구 뛰어서 버스에 올라 탔다. 근데, 쓰레기 봉지까지 두 개나 가지고 올라 탄 것이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고는 마치 귀중한 물건인 양 쓰레기 들은 비닐봉지들을 가슴 에 안았다. 차 안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사람들이 코를 쥐었다. "이게 무슨 냄새지?" 나는 후라보노 껌을 꺼내서 짝짝 씹었다. '음, 껌 냄새로도 안 되겠군. 기회를 노려서 창밖에 다가 던져야지.' 나는 일부러 창 쪽으로 다가 갔다. 다행히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차가 인적이 드문 곳에 정차를 했다. '음, 다행이구먼.' 내가 두툼한 쓰레기 비닐 봉지들을 휙휙 돌리다가 막 밖에 다가 던졌을 때 였다. 동시에 어떤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소매치기야 !" 몇몇 회사원인 듯한 사람들이 소리쳤다. "돈가방을 창밖에 다가 버렸다 !" "저 놈 잡아라 !" 나는 엉겹결에 마구 도망치듯이 버스를 나왔다. 다른 두 사람도 나를 따라 왔다. 내가 뒤를 돌아 보니, 그 소매치기 인 듯한 사람 둘은 내려서 도망오다가 내 가 버린 쓰레기 뭉치에 걸려서 넘어지는 지는 것이 보였다. '헤헤, 고거 참 샘통이다 !' 근데, 몇몇 사람들이 나를 보더니 소리쳤다. "저 놈이 두목이다! 잡아라!" "저 놈 잡아라!" "으악~ 걸음아 날 살려라~" 나는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결국 '걸음'인지 '거름'인지 하는 녀석이 나 를 살리고 만 것이었다. '으휴, 졸지에 소매치기 두목이 되고 엉뚱한 데서 내렸네..쩝' 나는 담배를 입에 물고 숨을 고르면서 고개를 들었다. 근데, 이게 왠 일인가? 저쪽에서 나의 사랑 '혜지'가 걸어 오는 것이 아닌가? 근데, 기분 나쁜 것은 어떤 남자 녀석이랑 다정히, 아니 너무도 찐하게 팔짱 을 끼고 장난을 치면서 걸어 오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이런 대낮 대로에서 그 망할 자식이 우리 어여쁜 혜지 귀에다가 뽀 뽀를 할려구 들었다. 나는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었고, 내일 당장 하늘이 안 무너지더라도 한 그루의 오렌지를 심고 싶었다. 정말 사돈이 배가 아프면 땅을 사놓아야 한다는 말을 절실히 느꼈다. 한마디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나는 당장 그 남자의 길을 막고 물었다. "이 아가씨는 나랑 할 말이 있으니, 비키실까?" 그 남자는 약간 두려운 듯이 물었다. "왜 그러시죠?" 나는 혜지를 낚아 채며 말했다. "말이 많아! 이 아가씨는 나랑 잘 아는 사이라구." 그러자, 혜지가 나를 노려 보더니 소리 쳤다. "당신은 뭐야! 왜 남의 손을 잡고 난리야!" 하더니, 나의 따귀를 "철썩" 하고 때리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할 말을 잃고 땅에 털석 주저 앉았다. 혜지와 그 남자는 뭐라고 몇 마디를 던지더니 유유히 살라져 갔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눈 앞이 멍해졌다. 나는 어떻게 온 건 지도 모르게 집에 와 있었다. 그날밤, 담요가 물침대가 되도록 눈물을 흘렸다. 그 다음날 아침에 아침도 거르고 학교에 갔다. 수업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점심도 먹지 않았다. 필희와 우대가 우유를 사와서 마시라고 했지만, 대꾸도 하지 않았다. 집에 막 갈려고 버스를 기다렸다. 그 때, 저쪽에서 혜지가 다가 왔다. 내 얼굴을 보더니 혜지가 말했다. "총찬아, 어디 아프니?" 나는 말했다.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마." "네가 그렇게 잘 나가는 얜 줄은 몰랐다. 다신 날 보고 아는 척 하지마 !!" 나는 악을 쓰듯이 얘기하고 도망치듯 버스에 올라 탔다. 멀리서 혜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뻔뻔한 것." 그 후로 일주일 간을 나는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집에 걸려 오는 전화도 받 지 않았다. 그 후로 나는 학교에서 혜지를 피해 다녔다. 그 얘는 의식적으로 나를 찾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 주지 낳았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 총찬이는 지금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중이다. 미친 사람처럼 혼자 벽을 대고 얘기했다. "너 정말 잘 난 얘다. 너처럼 잘난 얘는 처음이다." "생기기는 꼭 '신동엽' 같이 생긴 게." 눈물까지 흘리기도 했다. 술에 꽤 많이 취한 모양이었다. 포장마차를 나온 총찬이는 휘청거리면서 집을 향해 걸어 가고 있다. - The End - D·A·R·K·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