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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BigTree (야수)
날 짜 (Date): 1993년04월19일(월) 15시29분37초 KST
제 목(Title): * Campus Story #7 (from DACOM) *

번호:44/80  등록자:DARKAGES  등록일시:93/04/03 15:32  길이:209줄
제 목 : [다크] 총찬이의 캠퍼스 야그 No. 9



- R.O.T.C 이야기  편 -

나는 마루에 앉아서 과자를 먹다가 심심해서 TV를 틀었다.
화면에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 여기부터 TV 화면 내용 -

아줌마    : "아, 글쎄 우리 얘가 스트리트 파이턴지 뭔지 하다가 그만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 졌어요."

어떤 여자 : "저도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요."

박상규    : "아,  광과민성 대장 증상이시군요."

            "듀스파타린이 좋습니다. 단, 여기서 '듀스'는 테니스나 탁구의 
             듀스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광과민성 대장 증상,  듀스파타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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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줌마 : "아, 우리 얘는 사상이 허약해서 탈이예요."

다른 아줌마 : "공부만 잘 하면 뭐 합니까? 운동을 잘 해야지!!"


   "사상이 허약한 어린이! 학생운동 못 하는 어린이!"

   "미니 ㄾ스로 튼튼히 키우세요!"
  
   "커져라! 세져라!  미니 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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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도 변소가 필요 해요 !!~

마몽드 !~

변소 같은 여자 !~

마몽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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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TV 화면 내용 -


'음.. 이거 또 분위기가 이상하네.  세상에 무슨 이런 광고들이 다 있지?'

'이거 혹시 또 저번처럼 꿈 아냐?'

~나는 살을 꼬집어 보았다.~

'엉, 아프쟎아. 꿈이 아니라 현실이네!'

'가만, 근데 팔뚝을 꼬집었는 데, 왜 볼이 아플까?'


"이봐, 그 옆의 학생! 저 학생 안 일어 나면 또 꼬집어요!"


"꼬집"

나는 볼이 아파서 깨어났다.

'으.. 역시 또 꿈이었군. 꼬집어서 깨우다니 잔인하다.'


교수님이 말했다.
"이보게, 학생 졸지 말아요. 적어도 내 강의 시간에서만은"

'음. 대학이 고등학교와 다른 점이 수업 시간에 자도 아무 말 안 하는 것이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다를 바가 없네. 쩝'


얼레불레 대충 수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 참고 : '얼레불레'라는 말은 제 친구가 만든 말인데 무슨 뜻인지 알려하지 
         마시고 그냥 어감 그대로 느끼시면 됩니다. 뭔 소리지?)

우대와 필희도 따라 나오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필희가 말했다.

"엇, 알오(ROTC)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니 순간, 머리 속에 영상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 총찬이의 머리 속 생각 -

'아로티씨'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에로티시'로 잘못 들어서 '에로
티시즘'을 추구하는 에로틱한 여학생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 데, 막상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옛날에 내가 미장원에서 했던 3cm 스포츠형의 머리 하고 두 팔을 힘차게 휘
젓고 다니는 씩씩한 군바리틱한 남자 얘들의 예비 장교 단체였다.
한쪽에는 007 가방같은 것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전에 한번은 ROTC 선배한테 물어 보기도 했다.

"도대체 그 007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나요?"

그 선배는 근엄하게 대답했다.
"그건 보안이지만, 짤릴 것을 각오하고 일부를 밝히자면 '무전기','자살용 
권총','방독면' 등이 들었다고 보면 될꺼다 아마."

나는 너무도 궁금해서 그 선배가 잠깐 나간 틈을 타서 ROTC 가방을 열어 보았
다.
"무전기 대신에 반성문 뭉테기가 들어 있었고, 자살용 권총대신에는 구두약
이, 방독면 대신 양말, 속옷등이 들어 있었다."

정말 겉보기 와는 달리 너무도 인간적인 가방이었다. 

- 머리 속 생각 끝 -


머리를 빡빡 깎은 세 명의 알오 1년차인 듯한 사람들이 씩씩하게 팔을 흔들
면서 구령을 붙여가며 걸어 가고 있었다.

필희가 장난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뒤따라가 볼까?"

좋다고 맞장구 치고 따라 갔다.

우대 녀석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더니 검도부로 가버렸다.
"마몽드는 너무 예쁜 것 같얘. 나도 빨리 검도 배워서 산소미학을 실현 해야
지." 


가까이 다가 보았더니, 구령을 붙이며 가는 것이 아니라 농담 따먹기를 하면
서 줄을 맞춰서 가고 있었다.

RO 1 : "어떤 얘가 군대에 면제 되려고 발가락 3개를 잘랐데, 근데 뭘로 면제
        가 된 줄알어?"

RO 2 : (악쓰듯이)    "추웅~ 성 !!~"
RO 3 : (역시 악쓰며) "추웅~ 성 !!~"
필희와 나는 귀가 쓿어 지는 줄 알았다.

전방 30m 앞에서 2년차가 어렴풋이 보였다.

알오 셋은 역시 줄을 맞춰 걸으며 팔을 흔들며 농담 따먹기를 계속했다.

RO 2 : "그래서?"

RO 1 : "면제 사유는 평발이었대"

RO 3 : "킥킥"


'역시 이들도 우리와 다름 없는 학생이구나.'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에 맨 왼쪽에서 걸어가던 알오가 한 말이, 나의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RO 1 : "좌향좌!"

얘기를 하다말고 그 말이 떨어지자, 일제히 왼쪽으로 돌며 걷는 것이었다.

'읔. 길을 걷는 데도 커브길을 만나면 '좌향좌'를 해야 하다니.'

알오 셋은 멀리 걸어 가 버렸다.


필희와 나는 공을 하나 빌려서 일대일 농구를 피튀게 했다.
농구가 끝나고 서로 피를 닦으며 집으로 갈려고 걸어 갔다.

근데, ROTC들이 기합을 받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 표정이 상당히 기합을 받은 지 오래 된 모양이었다.

나는 말했다.
"저들도 역시 분단된 현실 때문에 고통받는 이 땅의 젊은이들임에 틀림없
어! 그렇지 않니? 필희야?"

필희가 말했다.
"오해는 하지마!"

"뭐가 오해냐? 사실인데?" 

"사실이 아냐?"

나는 눈을 치켜 뜨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실을 내게 말해 봐!"

필희가 말했다.
"넌 알오 사랑해! 오오오오호"

나는 화를 내며 필희를 넘어 뜨리려고 했다.
아무튼 흙투성이가 되어서 집에 돌아왔다.

그 날 잠들기 전에 나는 생각했다.

'내일은 혜지랑 만나서 어디 놀러나 가야 겠다. 
오래간만의 공휴일이니.'


* 필자의 변(?)

 그동안 필자의 변이 안 나와서, (말이 이상하네)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
실 지도 몰라서 오래간만에 씁니다.

위의 필희와 총찬이의 대화를 엿들은 '철이와 미애'가 착안을 해서 노래 
"너는 왜" 의 가사를 썼다고 하는 데,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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