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By): BigTree (야수) 날 짜 (Date): 1993년04월19일(월) 15시27분13초 KST 제 목(Title): * Campus Story #4 (from DACOM) * 번호:34/80 등록자:DARKAGES 등록일시:93/03/31 23:43 길이:182줄 제 목 : [다크] 총찬이의 캠퍼스 야그 No. 6 - 태양이 영업 정지 당한 날 편 - 오늘은 태양이 서쪽에서 뜬 것도 아니고, 아예 영업정지를 해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 총찬이가 도서관에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날 일부 신도시의 태양열 주택 사람들은 아침부터 세수는 커녕 밥 도 못 먹고, 길거리에 나 앉았다고, 믿을 만한 신문 판매통이 전합니다. 총찬이는 갑자기 휴강이 되어서 생긴 4시간 동안을 뭘 하면서 때울까 하고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음.. 뭘 할까? 당구는 너무 돈이 든단 말이야..' 그 때,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맞아, 인생은 공수래,공수거 (공가지고 왔다가 공 가지고 저승 감) 라는 말 도 있지. 좋아 돈 안 드는 농구를 하자.' 나는 친구 '허우대'와 함께 농구하는 데에 끼어 들어 갔다. 우대녀석은 상대편이 되었다. 그 녀석은 키가 189Cm이기 때문에 농구할 때는 인기가 좋았다. 나는 우선 나의 농구 실력을 말했다. "난 말야. 못 하는 게 없어. 레이업 슛, 훅 슛,드라이브 인은 물론 덩크 슛 까지 한다구. 가끔 슬럼 덩크도 하지." '히히.. 물론 집에 있는 꼬마 농구대에서 말이지만 말이야..' 근데, 우리 편 아이들은 별로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럼 '스위퍼'를 맡아라." "상대방의 속공에 대비해서 골문 앞을 수비하는 거야." 나는 항변했다. "그런게 어디있냐? 그런 소리는 NBA 농구에서도 들은 적이 없다." 우리 편 아이중 한 녀석이 말했다. "너는 미국식 농구만 알아서 모르는 거야. 요즘은 유럽식 농구가 날리는 거 모르니? 아무튼 더 이상 질문말고 수비에만 신경써라" 그러더니, 얘들은 경기를 시작했고, 나는 골문 앞에 서 있었다. 근데, 경기가 계속 될 수록 속은 듯한 느낌만 들었다. 당연히 공격을 하는 상대방 애들은 나를 피하고, 우리 편 얘들도 당연히 나 에게 패스 하지 않았다. '이 자식들이 나를 속였군. '스위퍼'는 축구에나 있는 거지. 난 바보가 아 냐. 현실이 이렇다면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하겠어.' (여기까지 속은 아이가 바보가 아니라니..쩝) 나는 마구 공을 뺐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상대편이고 우리 편이고 안 가렸다. 결국 아이들은 나를 오반칙으로 퇴장시켰다. 정말 열받는 순간이었다. 나는 악을 바락 바락 쓰면 나와 버렸다. 그러자, 허우대가 따라 나왔다. "총찬아, 같이 가자." 나는 계속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너, 내가 충고 하나 하겠는 데. 내 옆에서 떨어져서 걸어!" "너 땜에 여자 얘들이 내가 170Cm도 안 되는 줄 알쟎아. 무려 172Cm나 되는 데도 말이야!!" 우대는 말했다. "미안해" 나는 갑자기 너무 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말했다. "이런 말을 한 나를 원망하지 말기 바란다. 대신에 '상대성 원리'를 발명한 아인쉬타인의 무덤에 가서 따져라." 그리하여 총찬이는 드디어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음. 역시 도서관에는 메뚜기 떼가 극성이군.' (참고 : 메뚜기란 도서관에 자리를 못 맡아서, 남이 자리를 비운 시간을 이용 해서 공부하는 불쌍한 학생들을 말한다. 자리 주인이 돌아 올 때마다 다른 자리로 폴짝폴짝 뛰어 다녀야 하므로 일명 '개구리'라고도 한다 . 이것이 모두 우리의 열악한 대학 환경때문에 생긴 부산물이다. 대학 도서관들은 번번이 메뚜기 떼가 극성을 부리기 마련이다.) 나는 내 자리라고 우겨서 순진한 메뚜기 하나를 쫓아 내고, 자리를 잡았다. 메뚜기 웅웅거리는 소리가 요란 함에도 불구하고 스터디 하드하려고 했는 데, 이럴수가! 의자가 삐그덕 거리는 것이 아닌가? '음. 나쁜 의자가 나쁜 공부자세를 만드는 법인 데.. 이런 물체공학적인 의 자에는 앉을 수 없지. 어디 다른 의자 없나?' 나는 옆의 사람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의자를 살짝 바꿔치기 했다. 근데, 이게 웬 일인가 이 의자도 삐그덕 거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그 옆의 옆의 의자와 바꿔치기 했다. 근데, 이 놈도 마찬가지였 다. 정말 열악한 도서관 환경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열심히 공부하기 로 작정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옆의 옆의 옆의 의자 와 바꿔치기를 했다. 근데, 그 놈도 삐그덕 거렸다. 다시 옆의 옆의 옆의 옆 의 의자와 바꿨다. 근데, 이 놈 자식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다시 옆의 옆의 옆의 옆의 옆의 ..... 그럼 그렇지. 총찬이가 공부는 무슨 놈의 공부. 두시간 동안을 의자만 바꾸다가 수업시간이 되어서, 씩씩거리며 도서관을 나 와서 열이 잔뜩 받은 채로 강의실로 들어 갔습니다. 수업은 '미분적분학'이었습니다. 총찬이가 이런 상황에서 공부가 될 리가 있을 리가 없는 데다가 '미적'은 상당히 골치 아픈 과목이었습니다. 미적미적거리다가 수업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정말 큰 일인데. 2학년 때부터는 '미적'보다 훨씬 어려운 '공업수학'이라 는 과목을 배운다던데..' 정말 '공수' 하나만으로도 공대에 오지말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과목이 바로 '공업수학' 일명 '공업용 수학'이였습니다. 선배들은 터보씨정복만한 이 '공업수학' 책을 들고 다니며 총찬이를 이런 식으로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총찬이는 취직에는 '공수'고 '공수부대'고 필요없다. 오로지 영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식당에 가서 오늘도 변함없이 '백반'을 먹었습니다. '으.. 이러다가 마이클 잭슨처럼 '백반증'에 걸리지나 않을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밥을 다 비웠습니다. 이번 시간은 교양영어 강독시간이었습니다. 영어 강사가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외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가 뭔지 다 아시죠?" 하지만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아이들은 대답했다. "알아요" 영어 강사는 말했다. "근데, 이 '외디푸스(OEDIPUS)'라는 말이 그리이스어로 '발뒷꿈치가 아프다' 라는 뜻이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 거렸다. '음. 그거 였군.' 학교를 파하고 나는 집에 왔다. 나의 신조는 오늘 배운 것은 오늘 써먹는다 이다. 저녁 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아버지가 들어 오셨다. 구두를 막 벗고 계시는 아버지에게 나는 달려 가서 말했다. "아빠는 괜챦아요? 저는 정말 외디푸스 콤플렉스가 너무 강한 것 같아요." 갑자기 아버지가 화난 눈으로 나를 무섭게 노려 보았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난 단지 구두때문에 요즘 발뒷꿈치가 아프다는 말을 했을 뿐인데... -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 D·A·R·K·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