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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참 공부를 지지리도 못 했었다.

60 명 중 맨날 57등, 58등 이랬으니 말이다.

그래서 하루는 방과 후에 나를 포함한 공부 못하는 애들만 남아서

특별 보충 수업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그 보충 수업을 같이 받는 애들 중에는

당시 리틀 앤젤슨지 뭔지 때문에 수업 일수가 많이 모자라 같이 보충 수업을 받게된

예쁜 여자애 하나가 끼어 있었다. 그 아이는 정말 예쁘고 깜찍했다.

선생님께서는 몇가지 산수 문제를 내 주시고는 우리가 낑낑 대는 동안

잠깐 교무실로 가셨다.

잠시 후 그녀는 화장실에 가려고 교실을 나섰고

나는 재빨리 그녀를 뒤따라 갔다.  왜냐고? 엿보려고... 히히...

지금도 그렇겠지만 오래된 국민학교의 화장실.... (음 차라리  변소라고 하자...)

은 재래식이고 남녀 구별도 없다.

나는 재빨리 그녀가 들어간 화장실 바로 옆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귀를 기울였다.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서 위에서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를 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었는데 그녀도 앉은 채 나를 올려다 보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갈 때 우당탕쿵탕하는 소리가 들렸을 터이고

그녀는 당연히 그 소리를 듣고 눈치를 챘을텐데...

그런 상태에서 그녀와 나는 서로 빤히 얼굴을 마주 본 채 그러고 있었다.

나는 그 때

   '나는 지금 엿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녀가 보여도

    그녀는 나를 볼 수 없다...'

이렇게 생각했다. 난 참 멍청했다....

이윽고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후닥닥 옷을 챙겨입었다...

나는 그제서야 들켰다는 걸 알고 겸연쩍어서 얼른 내려와서는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와 도망가려고 하였다...

머리 속에서는 이제 그녀가 선생님께 이 사실을 고자질하면

난 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러나....

그러나...




그녀는 급하게 나를 쫓아오면서 애타게 나를 불러 세웠다 ...

그리고는 말했다...

   "지금 있었던 일 아무한테도 말하지마 !!!"


아~~~ 그녀는 스캔들이 더 두려웠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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