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세계사 선생님이 계셨다. 이름도 기억난다 - 이현주 선생님.... 그래, 여자였다. 지금부터 이 글의 진행을 위해서 그 선생님을 그녀라고 부르겠다. 그녀는 우리 남자중학교에서 유일한 여자 선생님이었고 아주 미인이었으며 (지금 졸업 앨범을 다시 봐도) 미혼이었다. 그리고 항상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녔다. 그 짧은 치마가 항상 문제였다. 중학생들의 장난이 좀 심한가? 우리는 그녀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온갖 못 된 짓을 시도했다... 수업 끝나고 그녀가 복도를 지나 2층의 교무실로 올라갈 때 잽싸게 뒤 쫓아가서 올려다보기... 그리고는 "흰 색이었어", "아냐 빨간색이었어", "줄무늬가 있었어", "아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어" 라고 서로 우기곤 했다. 또 수업중에는 그녀가 책상 사이를 지나갈 때 창가에 앉은 애가 지도책을 펴놓고 질문을 하면 그녀가 그 쪽으로 몸을 숙인 사이 반대편에 앉은 애는 얼른 교실 바닥에 얼굴을 가까이하고 올려다보기... 또 수업이 끝나면 한 명이 책을 들고 나가 질문을 하면 그 때 다른 한명은 그녀 뒤에서 접근하여 발등에 거울을 올려 놓고 살그머니 비춰보기 등 여러 가지 짖꿎은 장난을 시도했었다. 이 때 그녀는 자신의 치마 속을 비추는 거울을 잽싸게 뒷발로 걷어차고는 그 녀석을 교무실로 끌고와서 몇 시간 동안 꿇어 앉혀 놓곤 하였다. 그러면 그 꿇어 앉아 있는 동안 그녀를 사모하는 다른 남자 선생님들이 지나가면서 차례로 꿀밤, 귀 잡아당기기, 코 쥐어짜기 등 각종 고문을 자행하곤 했다. 여기까지가 그녀에 대해 남아 있는 내 기억의 전부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그녀의 태도가 이해가 안 간다. 그녀는 남학생들의 그러한 짓궂은 장난을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맨날 짧은 치마를 입었으며 학생들의 수법을 뻔히 알면서도 헛점을 노출시켰고 누군가 좀 더 과감한 짓을 해 주기를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그 치마속에 진짜로 뭐가 있었는지 제대로 본 적은 한번도 없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내가 중학교를 졸업한 직후 그녀는 내 코를 가장 심하게 쥐어짜던 기술 선생님과 결혼했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