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셔니는 한사코 새벽에 서울로 올라가자는 것이었다. 광안리 바닷가도, 해운대 포장마차도 태종대 바위도 모두 보았으니 서울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골초의 실수였다. 하루에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데. 그러나 그는 할 말이 없었다. 분위기에 약한 것 같으면서도 오셔니는 이곳을 호랑이굴로 생각했음이 틀림없었다. 결국 그들은 새벽 02:02분, 부산 톨게이트를 출발했다. 정말 미친 짓이었다. 골초는 시속 180km의 속력으로 새벽의 고속도로를 달려갔다. 화물트럭만 2차선으로 드문드문 보였고 승용차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밟아. 더 밟아." 오셔니는 옆에서 소리쳤다. 그러나 더 밟을 수는 없었다. 최고 시속 200km밖에 나가지 않는 차를 180km 이상 밟는 것은 무리였다. 오셔니는 겁도 없이 옆 자리에 앉아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들이 금강휴게소에 정차했을 때는 1시간 20분 정도가 지나 있었다. 정말 화살처럼 빠르게 온 것이다. 오셔니는 서울까지 자신이 운전하겠다고 고집했다. 사실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골초는 운전대를 넘겼다. 오셔니 역시 속도광이었다. 그녀는 190km까지 밟는 것이었다. 골초는 얼이 빠질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이렇게 광적으로 운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역시 스포츠카라 다른데?" "무섭지 않아?" "그럼. 실전훈련을 많이 쌓았거든." "무슨 소리야?" 오션이의 말인 즉은, 그동안 PC 게임을 통해 고속도로를 수없이 달려보았다는 것이다. 애컬레이드사에서 나온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를 1,2,3 모두 통달할 정도로 다루어 보았으며, 페라리나 포르쉐 등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를 PC를 통해 이미 다 운전해 보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만만하던 오셔니가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차를 정차시키며 울먹였다. "난 더 이상 할 수 없어. 자기가 해." 갑자기 짙은 안개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에는 안개낀 고속도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셔니는 안개 속을 달려본 경험이 없어서 무섭다고 울먹이는 것이었다. 골초는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고 그녀를 토닥거려 주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