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3시. 골초는 김해 비행장에 있었다. 5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떨어져 있던게 5년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연인들은 가끔 떨어져 있어야 더 사랑이 깊어진다던데, 그말이 맞았다. 오셔니는 정말 아름다웠다. 하얀 모자를 쓰고 짧은 검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오셔니는 골초를 보자 활짝 웃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보내주셔서...'라고 소리칠뻔 했다. 낯선 도시에서의 만남은 그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그들은 그날 태종대의 바위 위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고 광안리 바닷가의 카페와 해운대 주변의 포장마차를 휩쓸었다. 특히 광안리의 락카페는 굉장했다. 바다가 품에 안기는 3층 락카페에서 춤을 춰 본 적이 있는가? 오셔니는 그 카페로 올라갔을 때, 탄성을 지르는 것도 잊고 얼어붙은 듯 멈춰서 버렸다. 은빛나는 금속으로 실내장식을 한 그 카페는 전면의 넓은 유리를 통해 바다가 가슴 가득히 밀려왔다. 해가 지면서 밤바다는 부서지는 파도 끝에서 하얀 새를 날려보냈다. 그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춤을 추었다.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