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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장 명령이 떨어졌을 때, 당연히 골초는 차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장기간이 5일이나 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허둥대는

것보다는 차를 가져가는 것이 훨씬 기동력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그는 속도감을 즐기는 우수한 드라이버였다.

더구나 차를 스쿠프로 바꾼 뒤 아직 한 번도 고속도로를

달려보지 않았기 때문에, 마침 차를 길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티코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는 시속 140km가 넘으면 차가

기우뚱거렸다. 그는 그것이 무척 불만스러웠다. 또 자신의

티코를 앞질러가는 스쿠프, 특히 노란 스쿠프를 볼 때마다

분노같은 것이 치밀어올랐다.

그가 대전에서 학교다닐 때부터 서울에서 직장을 잡은 후

지금까지 타고다녔던 그의 빨간 애마 티코를 바꾸게 된 이유는,

차를 구입한 지 3년이나 되었고 또 그때가 중고차를 팔기 가장 좋은

때라는 주위의 충고도 있었지만 고속도로를 달릴 때의 짜릿한 쾌감을

느껴보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일요일이 되어도 아직 고속도로를 달릴 기회는 없었다.

주말에는 예외 없이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다 겨우 만난 퀸카,

오셔니를 만나야 했고 옆자리에 앉은 오셔니의 미니스커트에 시선이 가서

그는 마음대로 억셀러레이러를 밟을 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 근교의 북한강 주변이나 기껏해야

강화도 같은 데를 잡는 것이 오셔니와의 데이트 코스였다.

스쿠프는 역시 속도가 빨라질 때 진가를 발휘했다.

골초는 부산까지 4시간 20분만에 주파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아침 6시에 아파트를 출발하였는데도 시내를 뚫고 톨게이트까지

도착하는데 1시간을 허비해버린 그가 부산 톨게이트에 도착했을 때는

11시 20분이 되어 있었다.

부산 톨게이트에서 곧바로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해운대 쪽으로

빠져서 부산 지사에 도착했을 때는 막 12시가 지나고 있었다.

그는 지사 근처의 여관을 잡아 5일을 예약했다.

장급 여관으로서 깨끗했다. 3층 구석방이었는데,

2인용 침대와 경대, 14인치 TV가 올려져 있는 자개장, 그리고

2인용 의자와 탁자가 있고, 꽤 넓은 욕실이 딸려 있었다.

트렁크에서 속옷과 책이든 가방,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방에 집어 넣고, 공중 전화를 찾았다.

오셔니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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