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apeiron (앞의 이론) 날 짜 (Date): 1997년05월19일(월) 14시08분52초 KDT 제 목(Title): to purunsan 내가 맑스주의 운운한 이유는 그것만큼 적절한 예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떤 노선의 사람이, 바뀌어버린 상황 앞에서 그의 노선을 수정했다는 사실이 '변절'이라 비판받아야 하는 것인가. 였었고. 이것은 맑스주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그 앎의 정도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되는데요. 루터가 종교개혁(이라 이름붙여진)을 하게 되는 상황과도 비슷한 형식적 흐름, 저는 단지 그것만을 '맑스주의'라는 예로 말하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제가 맑스주의에 대해 쉽게 말해버린다..라고 느끼셨다면 그것은 제 글이,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사람 고유의 어떤 경험을 자극하기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글 자체내에 맑스주의를 쉽게 말해버리는 요소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것 아닙니까.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 보여지는 것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글읽는 자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내 글을 어떻게 해석하건, 무엇을 느끼건간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나의 글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을 수 없군요. "주체적 수용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그것을 다시 이용함에 있어 왜곡은 절대 안됩니다. " 역사는 끝나지 않습니다. 단지 여태까지의 "역사에 대한 해석"이 끝나거나 할 뿐이죠. 이론과 실천은 서로 대립되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나누어 고려되어야 할 가치들은 아니지 않습니까. 암튼간에, 이 둘중에 어느것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문제를 짊어질 개인의 판단문제이지 절대적 기준이 있어서, 이에 의존해서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다 아는얘기 하는건가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 아니어서, 즉 말로 '선포'하지 않아도 이미 그 행동원리가 체득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저는 '실천하기'를 두려워 합니다. 그래서 내 행동의 기준이 될만한 것들을 일단은 스스로 산출해 내야 하는거죠. 굳이 이런 제 성향에 책임을 묻자면, 보통수준의 아이를 "확실히" 교육시키지 못한, 기존의 가치에 대해 의심없이 존중하도록 교육시키지 못한 기성세대 탓이랄까요? 책임소재 운운은 그저 여담이고, 암튼 제 방식은 이렇다는 것. ('그때'보다 상황이 훨씬 여유로와졌기 때문에 , '가만히 앉아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성향을 갖게 되었는지도. ) 쉽게 말해버렸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어차피 단편들로밖에는 보여지지 않을테지만. 그래서 이런 답글을 또 써야하는 것이겠고.. -apeiron은 이렇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