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복. 누구네집 개 이름이 초복,중복,말복이라던데. 우리의 점심메뉴는 삼계탕.. 다른 때 보다 일찍 서둘러 가야 한다는 선배님의 말에 식당을 들어선 일당 다섯은 한산한 식당을 보며 여유있게 수저를 들고 김치를 담고 삼계탕줄에 갔더니. 정말 닭한마리가 반질반질하게 곁가지 삼과 자주빛 대추와 함께 참하게도 담겨있었다. 그냥 닭을 삶은 국물에 살덩이 몇개만 얹어줄줄로만 상상했었는데 이런 닭한마리 통째와 삼까지 있을줄이야.. 그것도 디저트로 수박까지.. 1300에 이런 성찬을 먹으니 앞으로 당분간은 반찬이 풀밭을 이루지 않을까.. 앉은 사람들 모두 어디 먹어볼까.. 하는 표정으로 양손을 사용해가며 열심히도 해부해가며 먹는다. 차곡차곡 쌓이는 뼈와함께 평소대로 온 사람들은 닭한마리를 들고서서 빈자리를 찾느라 왔다갔다.. 닭이 식어 맛이 없어질까봐 걱정하며.. 자리가 생기는 대로 기다릴꺼 없이앉는다.. 평소같으면 일당 자리가 나던가 둘,셋으로 자리가 나 파티션할터인데 오늘은 닭하고의 만남이므로 혼자라도 좋다. 자리만 나라. 일찍 서둘러 가야 한다는 선배의 지혜(?)에 여유롭게 앉아 수저를 이용해 닭의 살점을 떼어 소금을 찍어가며 열심히 입속에 넣는다. 삼계탕에 있는 온전한 닭몸뚱이를 처음 대하며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닭의 무릎과 그 정강이에 붙은 살로인해 닭 다리가 참 섹시(?)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몸뚱이를 돌려가며 살을 다 대충 떼어내 먹은 후 날개 밑, 다리부근의 살을 알뜰하게 먹을려고 이리 저리 살피다 갑자기 중학교 생물시간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버린 개구리 해부한 일이 생각나서 원래의 몸매에서 살만 좀 빠진 내 닭을 보며 더이상은 팔,다리를 떼어낼 수가 없었다. 평소 개미이상의 벌레만 보면 소리부터 지르고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햇던 내가 다른 애들이 차마 못하는 개구리 해부를 도맡아 앞다리,뒷다리를 핀으로 고정 하고 배를 가른일이 생각나서. 내가 어떻게 그걸 가를 생각을 했는지 생각은 안나나 가른후 내부기관을 차례로 설명해주시던 선생님. 여전히 팔딱거리는 심장, 미숙한 마취솜씨 덕에 사지를 좀 떨어야했던 개구리. 이리저리 먹을 살점을 살피는 내 모습과 사지를 떨던 개구리가 왜 오버랩이되는지.. 배도 부르려니와 몸안에 있는 찹쌀은 놔두고 국물과 밥만 먹는 내게 그 맛있는 찹쌀을 아깝게 왜 안먹는냐는 옆사람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그냥 먹었다. 평소엔 요리된 닭의 부분만을 먹다가 몸전체를 대하여 살을 떼어먹자니 이런 상념에도 빠지는 구나. 부분을 먹는 거나 전체에서 떼어먹는 거나 먹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데.. 참 생각이란.. 프레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