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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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dryad (나무요정)
날 짜 (Date): 1996년02월05일(월) 22시13분28초 KST
제 목(Title): 겨울산 기행-월출산(1)


밤 11시40분 영등포역, 아무리봐도 여자후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점점 다가갈 수록 후배(남자)들이 선배누나 왔다고 좋아라하면서

환호성을 질러주었지만 어째 떨떠름하다..

내가 듣기론 꽤 많은 여자후배들도 오기로 되어있었는데..

"야.. 내가 아무리 그동안 일당 백으로 살아왔지만 이건 좀 심했다.

1학년때 5대 1로 여행을 해본적은 있어도 이건 12대 1이잖아..."

11시 55분. 아직도 더 올사람이 있는지 이번 모임(동문회 산악부)의

팀장인 후배녀석이 역광장 계단에서 고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선배오빠와  동기인 친구는 벌써 개찰구로 발길을 돌리며

"안올거다..그만 가자~~"이러구 간다.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

하지만 58분 차인데 이건 좀 심했다. 이미 팀장은 남아있던 표를 

환불해버렸다.

아마 나머지 두명이 도착한건 57분이였을 거다. 기차가 도착하면서 거의

동시에 저만치서 뛰어들어왔으니까..

그래도 여자후배가 한명있었다. 둘이서 일찌감치 집에서 나와서

시간을 때우느라 까페에 들어가서 놀다가 늦었다나...

표는 환불했고, 그러니 자리는 두자리가 모자라고, 하지만 '깃수가 깡패'

이다 보니 더 어린 후배들이 서서가게 되었다.

기차안에서의 여흥을 생각하던 나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모두들 잠을 자버렸다.

토요일 새벽 4시경 종착역인 광주역에 도착했다.

다른곳을 가다 지나치긴 여러번이였지만 전라도를 목표로하고 가본적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첫차는 5시부터라는데, 내리자 마자 택시기사아저씨들이 와르르 몰려들어

"3차로 5명씩 나눠타고 가면 되겠네요..한사람당 10000원씩 받았지만 

5000원씩 주고 갑시다."하면서 계속 꼬신다.

"우리가 택시타려고 여행왔습니까?!"라는 이 한마디에 걸어서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그냥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지도를 열심히 쳐다보던 후배가 도중에 금남로와 도청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린 잔뜩 기대를 하면서 걸었다. 

걸으면서 모두들 그 기대를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5시 첫버스가 우리 옆으로 달리는걸 무덤덤하게 쳐다보면서 눈발이 조용히 

흩날리는 새벽거리를 15명이 '개떼'처럼 몰려 걸었다.

6Km정도를 걸어 버스터미널에 도착.

고속버스안에서 한시간내내 자다가 내리라는 소리에 깬곳은 

페인트 글씨가 반쯤 지워진채 써져있는 영암버-스 터미널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월출산. 그러자면 다시 도갑사방면 버스를 타야했다.

버스터미널 휴게실엔 우리가 고등학교때까지 보아오던 정겨운(?) 난로가

자리잡고 있었다. 손을 바짝 붙이면 간신히 열기가 느껴지는 정도였지만

모두 삥~ 둘러서서 졸린 눈을 부비면서도 연방 헤헤거렸다. 

그와중에도 팀장은 다음날 서울갈 버스표를 끊느라 분주했다.

7시가 넘어 도갑사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도갑사입구라는 팻말이 있는

곳에 내려 팀장은 하이텔을 통해 예약을 해놓은 민박집에 전화를 했다.

"그래.. 얼마나 가야한데?"

"예.. 아줌마 말씀이 한 5분걸으면 될거래요.."

'도갑사 3km'라고 쓰인 팻말에 눈길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설마 5분이면 되겠지..이러면서. 식당이름이 인정식당이라는데

아줌마는 인정이 많을까.. 이러면서..갔다. 

여전히 내리는 조용한 눈발을 맞으면서.

여전히 개떼처럼... 게다가 악의 화신인양 눈뭉치를 마구 던지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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