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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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prewis (안혜연)
날 짜 (Date): 1994년10월15일(토) 11시34분11초 KST
제 목(Title): 이자벨 아자니..




그녀의 나이가 40 이란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55년 알제리태생에 아버지는 터키인,
엄마는 독일인.

난 왜 그녀가 항상 20대로만 보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녀의 영화를 본 기억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에게 그녀의 이미지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의
포스터 상에서의 순간의 표정이미지가 다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유난히 동그란 눈에 오똑한 코, 그아래
작고 도톰한 입술의 잘 어우러진 비례와  투명하리만치 하얀 그녀의
피부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마치 이세상 사람이 아닌 듯 요정같기도 하고
마냥 닮고싶은 불란서 인형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대체로 이런 유형의 배우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이나 별내용없는
주로 별등장인물없는청춘남녀사이의 일이 대부분인 영화로 부상하다가
그 배우의 처음 이미지만 남기고 스크린 뒤로사라지기 일쑤이다.
브룩쉴즈도 그랬고 피비케이츠도 그랬다.
이유는 그들이 가진 그 이미지를 가지고 이를 십분이용하는데만 영화를
만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말이다.

하지만 이자벨 아자니는 이런 통념에서 예외가 되고만다.
그녀는 연극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했기때문에 탄탄한 연기력을 갑옷처럼 입고
때론 그녀의 이미지대로 청순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때론 그녀의 예쁜 얼굴이
신경쓰이지 않게 철처한 내면 연기력의 표현으로 깐느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지기도 했다. 더스틴 호프만,워렌비티와 공연한 영화에서 그녀는 레지스탕스
로 분하는데 영화찍는동안 워렌비티와 애인사이로 발전하기도 했고 제목이
기억안나는 영화에선 감독하고 사이에 아기를 낳은 일도 있단다.
그녀의 사생활은 관심밖이지만 미루어 짐작해 확대해석하면 뭔가에 쉽게 몰입하는
열정이 단순히 미녀배우라는 수식어 뒤에 성격배우의 면모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그래서 "황금연못"에 나온  캐더린햅번처럼 자연스런황혼의 연기도 나중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열정이 없이는 어느 것도 기꺼이 즐겁게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이룰수가 없다.
열정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정열도 있지만 굳이 열정을 택한 것은 정열이라 함은
괜시리 젊었을때 한 때 있다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저 해야하기 때문에의 의무감과 그렇게 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서글픈 상황은
인간을 질질 끌고 가기만 할 뿐 일테니까
로뎅의 작품중에 '포옹' 이라는 제목의 조각이 있다. 포옹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에
대한 온갖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포옹이니까 팔을 벌리거나 동그랗게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의 조각은
아이러니하게도 포옹하는데는 없어서는 안될 '팔'이없다. 

로뎅도 처음부터 팔을 제외한 모습을 상상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처음엔 상식적인 조각을 했는데 하고 보니 마음에 안들고 포옹하고 싶다는 
일차적이고
표면적인 감정밖에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너무 평범하고 불완전한 
의미전달이라 영 맘에 안들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 조각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는데 
우연히도 팔만 떨어져 나간 것이다. 
"치, 젠장! 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군!" 
무심코 그걸 보던 로뎅은
"아!! 마자 저거다!   
순간의 영감에 다시 미친듯이 작품을 완성하고 아까와는 다른 만족감으로 지긋이
그 조각상을 바라보았으리라..

상상해보라! 팔이 없는 그 조각상을..
사람들은 그걸 보는 순간 처음엔 의아해 하다가 이내 곧 자연스럽게 그 조각상의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얼마나 포옹하고 싶었을까 그래서 대신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도
가까이 있어 포옹하려하면 달아나고 그래서 헛탕치면 또 나타나 다시 포옹하려하는
끊임없는 지침없는 열정도 느껴지기도 하고
너무나 보고싶었던 사람이라,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꽉 껴안아 그 팔이 그 사람안에
녹아들어갔을꺼야의 상상도 가능하고   
로뎅이 저렇토록 안고싶은 사람이 누구였을까. 까미유였을까..의 호기심도 생기고

애기가 새버렸다. 쩝..
며칠전 TV 프로 "비디오산책"에서 그녀의 영화중 몇장면만 보고서
그녀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어설픈 애기를 늘어놓은 셈이 됐지만
여하튼 열정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뭔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어떻게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든.
사람과 사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든.

나에게도 그러한 열정이 평생붙어있었으면 좋겠다.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달고 있을수만 있다면야 ..
그러한 열정이 있다면 난 늙어도 늙지 않는 것이고
불로초도 필요없을 것이다.
 

프레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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