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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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loria (예쁜 삶~~)
날 짜 (Date): 1996년01월23일(화) 12시33분14초 KST
제 목(Title): 버스에서 소개팅한 사람을 우연히 보다....


어제 여의도쪽에 볼일이 있어서..좌석버스를 탔다..

돈을 내고 자리를 쫙 훑어 보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근데..중간쯤에서 많이 낯익은 남자가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내뒤의 옆자리에 앉은 그남자를 슬쩍 봤다..

어디서 봤더라....

배낭을 보는 순간..꺅!!!!!!!!!

애고고 지난 가을쯤에 소개팅 한 남자구나....  나는 얼른..창가자리로 붙었다..

행여 서로 눈이라도 마주칠까...

아니..뭐 좋다고 여기서 또 보냐...으이구...

지난 가을..몇번 나간 미팅에서  폭탄폭탄 왕폭탄을 맞고...모든 의욕을 상실해 

버린 나에게...후배애가 슬쩍 소개팅을 하라고 꼬셔댔다..

불쌍한 우리 후배...못난선배  만나서 선배가 해주지는 못하고..

개네들은 그래도 어떻게 선배잘되는 꼴좀 볼라고..기회가 되면..해주곤 했었다..

거의 1년만에 해보는 소개팅..사실..난 아무 생각없이 나갔다..

될대로 되라지..뭐...

근데..처음부터 20분이던가 30분을 늦는거다..

후배애랑 그 친구랑..둘이 찾으러 나갔는데..후배애가 막 뛰어들어오더니...

"언니 언니..이젠 됐당...됐어...  괜찮아요....디게...."

후배친구랑 그남자랑 쫄랑쫄랑 들어왔다...알록달록 스포티하게 입고서..가디건까지 

질끈 허리에다 묶은 허우대 멀쩡하게 생긴 놈이 자리에 털썩 앉았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그냥..목인사를 하고는 담배를 꼬나무는거다..

넷이 앉아서 대화를 하는데...그 후배애가 중국어로 살며시 그런다..

"언니..성격이 아니당...."  난 그냥 고개를 끄떡이고는..

아무렇게나 얘기하고..꺼리낌없이 아무말이나 해댔다..

둘이 남아  여기저기 다니다가...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근데..정말 납득이 안갔다..처음본 사람한테 도대체 그런 질문을 할수 있는건지...

남자사귀어 본 얘기를 해보라는둥에서부터 시작해서...

자기 노는 얘기...대화내용이..황당 그자체였다..

나중에는 그러대...자기가 소개팅을 한2년만에 해봐서..감이 안와서..

그냥 평소에 하던대로 하는거라나...

아무튼..헤어질때는 별로 안좋게 헤어졌다...서로 거의 막가는 분위기...

내가 싫어하는 남자는 속좁은 남자랑 겉멋든 남자...

속된 말로 발랑까진 남자..난 정말 그런 사람이 싫은데...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했다..'글로리아..그러니까..넌 안된다니까..맘편하게 그냥 

살자......으이구...'

아무튼..어제 그 화상을 또 봐서 정말 기분이 나빴다..

그러니까..조용히 사는게 상책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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