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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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6월21일(금) 18시06분57초 KDT
제 목(Title): <<교생실습기>> 셋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하늘지기)
날 짜 (Date): 1996년04월18일(목) 18시27분52초 KST
제 목(Title): <<교생실습기>> 셋



 중고등학교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꼭 연구수업때 학습목표를 적고 궤도를

 걸었던 선생님의 모습이 있다.

 나는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러고 산다.

 하루는 이형기의 시 "낙화"를 배우는 날이었다.

 교과서에 실린 시 치고 내가 좋아할 만한 시중에 하나였는데...

 암튼 나는 열의와 열정을 모아 그 시를 아이들 가슴에 박아줄 야무진 꿈이

 있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로 시작되는 시...

 내가 중2 1학기 교과서에 실린 시 중에서 그나마 가르치고 싶은 시가

 이 시와 신경림씨의 '가난한 사랑노래'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시를 사랑하게 만들까 고민고민 하며 시낭송 테잎도

  준비했다. 내 목소리야 워낙 허스키(?)하고 해서 아리딴 내 친구 목소리로

  시를 녹음하고 멋진 궤도도 준비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시를 들려주고...

  "자...이 시를 들어보니 어떤 느낌이 나요?"

  여기저기서 여러 소리가 들였다.

  '슬퍼요' '아름다워요' '감동적이에요'...
  
  중2의 아이들의 감수성에 놀라워하며 다음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려는데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든다.

  "선생님..나 참..이별 해야되는 때가 언젠데요? 난 이별 같은 거 안해요.
  내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다른 남자가 생겨 나보다 더 좋아하는 일이 생겨도

  사생결단을 내지 멋있는 척 가야할 때를 알고 이별하진 않겠어요"

  이런, 깜찍하다 못해 징그러운 놈....

  "꽃이 자기가 지기 싫다고 계속 붙어있음 가을에 결실을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이별은 한단계 성숙을 위한 자기 희생이에요."

  그래도 벅벅 우기는 아이를 데리고 나는 어렵게수업시간을 보냈다.

  그래... 그럼 넌 이별하지 말고 그렇게 살아라..하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끝까지 꾹꾹 참으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답을 해 주었다.

 그녀석...이담에 어떤 여자 하고 연애할 지 몰라도 그 여자 고생 꽤나 하겠다 .



 옆에서 날 거들어 주던 반장 녀석이 생각 난다.

  '야.. 넌 사람이 죽어도 안보낼거야?"

  참.. 인상적인 한 마디였다.

  아이들은 가끔 생각보다 모르는 게 많다가도 생각보다 깊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개개인은 무지 착하고 이쁘면서도 종종 집단적으로 모아두면

  한없이 무섭고 나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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