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ngDuk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oingonlea) <211.51.15.137> 날 짜 (Date): 2000년 8월 5일 토요일 오후 04시 02분 41초 제 목(Title): 같이 여행 가요! 8월 17일 밤 10시 00분에 청량리를 벗어납니다. 우리는 밤새 이야기하겠죠. 잠시 식당차로 옮겨 맥주를 마시는 건 어떨까요. 기차가 멈추지 않듯 우리의 일탈을 멈출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더 진지해지겠지요. 기차는 새벽을 부지런히 지나 정동진에 도착합니다. 그곳은 이제 많이 알려져 약간은 산만하지만 그곳에도 일정한 수치의 즐거움은 있습니다. 30분 정도 후면 우리는 비둘기호를 타고 있습니다. 목적지인, 아무도 없는 바다로 우리는 떠납니다. 그곳은 제가 가끔 혼자서 갔었던 작은 바다입니다. 민박집의 아줌마는 저랑 약간의 친분이 있답니다. 아침이면 아무래도 밥을 같이 먹자고 깨우실거에요. 혼자인게 적적하신듯 했죠. 우리는 그곳에 책을 몇권 가져갈까 합니다. 말없이 책을 읽으면 바다는 한없이 그 무한의 운동을 계속합니다. 수영을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그 너그러움은 얕은 바다로 우리의 무한에의 욕망을 만족시킵니다. 너무도 투명한, 모든 빛을 다 통과시키는 그 물속에 우리는 원하는 만큼의 시간동안 우리의 전부를 풀어낼수 있습니다. 같이 갈 여자가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 방황하는 세대의 20대 중반. 어쩌면 철없는 소년으로 보일지 모를 자연주의, 혹은 탐미주의자입니다. 5일정도를 저랑 같이 머물수 있으시려면 그쪽도 정상의 수준은 아니어야겠지요. 모르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연락을 하시게 될지는 모르지만, 영락없는 철없음이건 어처구니없는 선택이건 저보다 몇배의 무게가 나가는 고독을 찾는 여행이건 우리는 몇가지 교훈은 배울 수 있을 겁니다. 모아둔 돈이 있어요. 예매를 하겠어요. 가져가야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옷 몇벌과 오래 걸을 수 있는 편안한 신발. we're going on leave!!! goingonleav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