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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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ck ] in KIDS
글 쓴 이(By): helena (*Crystal*)
날 짜 (Date): 1995년06월10일(토) 19시46분23초 KDT
제 목(Title): 미워하는 하랑씨에게.




                미워하는 하랑씨에게.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 할까요. 당신은 처음 이 편지를 받으실때
  어떠한 기분이실까요.  정말로 쉽기  짝이 없군요.   저를 잘 아신다고 
  자만할 당신에게 이러한 글을 보낸다는 것은 저로서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랍니다.  이렇게 잘나서 돌아다니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
  겠군요. 어쩌면 너무 잘났다고, 혹은 너무 승민씨같은 사람을 생각하지 
  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을런지요. 맞습니다. 저같이  잘
  난 사람이 아닌 담에야 이러기 힘이 들겠죠. 하지만 당신을 향한 제 마
  음이 이미 시야에서 벗어나, 제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그 깊이, 그 넓
  이, 그 높이의 왕무시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렇게 글이로나마 당
  신께 써보내어 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아는데에는 어떠한 절차가 필요할까요.   그 사람
  을 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런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예, 맞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저를 모
  르시면서 아는 척을 너무 하시는군요. 어차피 사람간의 관계라는게  다
  그런거라고는 하지만, 감히 저도 당신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안다는 말을 
  하게 되네요. 이런 제가 그래도 이쁘시겠지만, 조금이라도 승민씨의 눈
  밖에 나기 위한 저의 몸부림이겠지요. 이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제가 알 도리가 없겠지요. 그래도
  이런정도로 가슴에 도끼를 품고 있는 것은 그리 큰 죄가 되지 않겠지요. 

         당연히, 당신은 저를 이미 알고 있겠지요. 이렇게 지겹도록  이
  런 저런 일로 부딪히는 것은 흔한 일이아닐테니까요. 너무나도  당연하
  게 저를 부딪혔을 경우에 당신이 저를 보고 아는척을 안했으면  좋겠어
  요. 저는 당신에게 기쁨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지 저의 이런
  한 방향의 미움을 허락해주시기를 바래요.

        요즘의 당신 모습은 어쩐지 힘들어보인다고 느껴지는 것은  저만
  의 생각이지요. 부디 다음에 팔씨름을 할때는 저를 이겨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이제 무더운 여름의 전조가 비치는 군요. 승민씨는   이제야
  봄이 지나갔다는 헷소리를 하지만 말입니다. 부디 밝은 모습을 잃지 않
  았으면 합니다. 여름이 다가올때 마다 들리는 개의 비명을 같이 나누고 
  싶군요. 항상 꿀꿀하십시요. 이놈아~~~


                                  - 당신을 항상 지켜보는 이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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