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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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duck ] in KIDS
글 쓴 이(By): SeolRi ( 자하랑)
날 짜 (Date): 1995년06월10일(토) 19시45분04초 KDT
제 목(Title): 사랑하는 수정씨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 할까요. 당신은 처음 이 편지를 받으실때
  어떠한 기분이실까요.  정말로 어렵기 짝이 없군요.  저를 전혀 모르실
  당신에게 이러한 글을 보낸다는 것은 저로서도 굉장히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랍니다.  이렇게 숨어있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군요. 어
  쩌면 비겁하다고,혹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겠
  지요. 맞습니다.  아이들이 아닌 담에야 이러기 힘들 일이겠지요. 하지
  만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이 이미 시야에서 벗어나, 제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그 깊이, 그 넓이,그 높이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렇게 글이나마 당
  신께 써보내어 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아는데에는 어떠한 절차가 필요할까요.   그 사람
  을 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런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예, 맞습니다.  당신이 저를 모르시는 만
  큼 저 또한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어차피 모르는 것이 사람의  관계인
  이상 저 역시 당신을 안다 말하지 못할 지라도 감히 당신에 대한  이미
  지를 저 혼자 품으려 합니다.  이것이 어떠한 결과가 될지, 나만의  부
  질없는 짓거리로 끝날지, 제가 알 도리가 없겠지요. 그래도 이런정도로
  가슴에 꽃한송이 품고 있는 것은 그리 큰 죄가 되지 않겠지요. 

        어쩌면 당신은 저를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작
  은 곳에서 이런저런 일로 부딪히는 것은 흔한 일일테니까요.  우연스럽
  게 저를 부딪혔을 경우에 당신이 아무런 것도 눈치채지 않았으면  좋겠
  군요.  저는 당신께 아무런 부담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지
  저의 이런 한방향의 즐거움을 허락해주시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요즘의 당신 모습은 어쩐지 힘들어보인다고 느껴지는 것은  저만
  의 생각일까요.  부디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카시아꽃
  이 학교구석구석에 다 떨어지는걸 보니 봄도 어느틈에  지나가는 것 같
  은 기분이 드는군요.  계절이 지나갈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나누어 드리
  고 싶은데......  항상 행복하십시요.


                                  - 당신을 항상 지켜보는 이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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