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 beom (김상범) Date : Thu Jun 18 11:30:24 1992 Subject: FSS #3 Scene 11. 다음날 아침. 소프는 일찍부터 모터 헤드 부품 하역을 지휘하고 있 었다. 하역이라고는 해도 대형 도리이가 하늘에서 짐을 내려주는 것 이니 헬기에서 짐내리기만큼이나 지휘하기가 쉽다. 반중력장을 쓰고 있으니 바람의 염려도 없는 것이다. "헬마이네의 파트는 이게 전분가? 그럼 지하로 옮게 놓게." 소프는 짐을 다 부리고 나서 땀을 씻었다. "후우...드디어 내일인가..." 그땡 약간, 아니 좀 기분 나쁜 눈초리를 느낀 소프가 돌아보자 그 쪽에서 조카라는 데코스가 걸어오면서 소프에게 아는 체를 했다. "여어! 자넨가? 레디오스 소프라는게... 과연 소문 이상의 미인이 로군. 난 데코스 와이즈멜이라고 한다. 어때, 여기는?" "좋은 곳입니다. 마음에 들어 하고 있읍니다." "그 짐은...금인가?" "아,....예..뭐" "헤에! 이건 또 솔직하네. 그 금으로 뭘 하게?" 그러면서 데코스는 슬슬 소프의 옆으로 다가왔다. 소프는 약간씩 뒤로 물러나면서 대답했다. "모터 헤드를 만들려는 겁니다..." 그 대답을 하는 사이에 데코스는 소프의 어깨를 감싸고 한손으로는 소프의 머리채를 살살쓰다듬는 것이었다. 소프는 굴욕을 느끼면서도 상대편이 눈치못채게 조심했으므로 표정이 아주 복잡해졌다. "흐~~~~~응 그럼 내가 뒤에서 받쳐 줘도 되겠네? 어떻게 생각해? 숙부님보다 내 쪽이 낫다구..." 그러면서 얼굴을 갖다 대더니만 아주 가까이 까지 접근하다 갑자기 물러나며 한마디 덧붙였다. "후후....그런 마음이 나면 언제라도 내 방에 오는 거다. 응?" 그러더니 돌아가며 제딴에는 아주 정다움을 표현하는 양 뒤로 손을 흔들어 주고는 데코스는 가버렸다. "으이구..." 그러나 이곳의 바람은 정말 기분 좋은 곳이었다. 아까의 불쾌한 일 도 그 시원한 바람에 모두 날려간 듯 했다. 소프는 바람을 즐기고 있 었다. 바로 그때 저편의 성의 창문 하나가 소프의 눈에 띄었다. 그의 눈에 여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것은 바로...라키시스였다. 둘의 눈은 똑같이 처음에는 놀라움으로 크게 커졌다가 잠시후 기쁨 에 넘친 그런 눈이 되었다. 라키시스의 눈에는 안도감까지 보였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것은 라키시스의 머리 빛깔이 바뀌어 있었다. 원 래 남색빛깔이 도는 검정색이었던 그녀의 머리칼이 지금은 단발의 밤 색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프는 바로 알아 볼 수 있었다. 그 때 누 군가가 소프를 불렀다. 소프는 나중에 다시 오겠다는 뚬으로 라키시 스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 주고 가버렸다. 그러나 라키시스는 안심했 다. 그가 와 준 것이다. 소프. 10년 동안을 기다리던 그의 마스터가 드디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 주었다. 그녀의 마음은 터질 듯 했 다. 그날 밤, 소프는 성의 벽을 타고 라키시스가 있는 방의 창문으로 갔다. 딴 방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는데 유독 이 방만은 불이 켜져 있었다. 소프는 가만 가만히 안을 들여다 보았다. 유우버와 뵈이트가 라키시스를 어르고 협박하고 있었다. 유우버가 재촉했다. "어떠냐! 오늘은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은데 말이지. 곤란하냐. 한 마디 정도 해 줄수 없는가 말이다. 너때문에 최고의 MH와 마이스터를 데려온거야. 내게도 참는데는 한도가 있다고..." 뵈이트는 옆에서 계속 험상궂게 노려만 보고 있었다. 유우버는 계 속 떠들었다. "네가 좋은 대답을 해 주지 않으면 바란셰나 크로소 코러스 3세에 게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지도 몰라. 알겠나? 내 말 뜻을..." 라키시스는 계속 고개만을 숙이고 있다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고 개를 쳐들었다. 거기에 의기양양한 유우버가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단 말이다. 어차피 넌 여기서 못나가! 바란셰를 위해서도 넌 여기 있는 쪽이 좋단 얘기지." 그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에에잇 뭘 조용히 하라는 거야!" 뵈이트가 말을 꺼내려 하였다. "각하, 혹시 이 년 마인드..." 그러자 아까 그 소란이 더 가까이서 들렸다. 아까는 남자 목소리였 는대 이번은 하녀 목소리인것 같았다. "아앗 곤란합니다! 여기는요." "에이 귀찮아! 어딜 가던 내 맘대로야!" 그러더니 바로 라키시스의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미라쥬 나이트 No .17 누소드 그라파이트가 들어왔다. 한 잔 걸친 듯 거나한 모습이었 다. 처음엔 자신이 어디 들어와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더니, "어라? 여긴....앗차 대공....각하!"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밖으 로 나가려 했는데, "이 바보자식!" 아마테라스 자신이 직접 그의 뒤를 쫓아 온 것이었 다."이 멍청이를 빨리 끌고 나가!" 누소드를 두들겨 패고 나서 아마 테라스는 아주 사근사근한 표정으로 유우버에게 사과했다. "대공각하, 용서하시오. 엉뚱한 장면을 보여드리게 되어서- 우리 미라쥬에 있어서는 안되는 행위이니 기분나쁘게 생각지 말아주시죠." 유우버와 뵈이트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아닌 밤중에 홍 두깨도 아니고, 완전히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땡 갑자기 아마테라스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대로입니다. 부디 용서하시기를" 유우버는 더욱 놀랐다. 설마 무릎까지 꿇으리라고는... 저 아마테 라스가 내게 무릎을 꿇다니. "아...아니... 어,얼굴을 드시지요."유우버는 침까지 꿀꺽 삼켰다. 아마테라스가 고개를 들자 그의 눈에 라키시스가 들어왔다. 선도 안 본 파티마의 방에 유우버가 들어와? 아마테라스가 그녀에 대해서 물 었다. 그러자 이 유우버라는 작자, 아마테라스의 어깨를 슬며시 뒤로 부터 잡더니 한쪽 손이 슬슬 그의 허벅지로 가는 것이 아닌가! 아마 테라스는 겉에 하나 걸친 드레스 말고는 아무 것도 속에 없는데. "실은 말입니다...여기에도 꼭 한 사람 정도 우수한 파티마를 두고 싶어서 말이죠..." "그...그렇습니까" 유우버는 조금씩 더 손이 이상하게 놀기 시작했 다. 밖에서 소프가 보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유우버는 계속 떠들었 다(귀에다 대고 속삭였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알아 주시겠읍니까? 제 기분을...." 라키시스는 차마 볼 수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러자 갑자 기 아마테라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유우버에게 대답했다. "알겠읍니다. 각하의 심정 마음에 담아 두도록 하지요." 그때 라키시스가 고개를 돌린 채로 눈을 떠 보니 거기에는 창 밖에 소프의 얼굴이 있었다. 소프는 웃고 있었다. 라키시스가 다시 유우버 쪽을 돌아다 보니 유우버는 아마테라스를 배웅하느라 이 쪽에는 신경 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럼 실례합니다. 선이 끝나고 나서 다시 한번 뵙고 싶습니다." "오오 이거 참 이거 참!" 라키시스가 나가는 아마테라스의 얼굴을 보니 뭔가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있는 듯한 표정이 아마테라스의 얼굴에 떠 올라 있었다. 유우 버는 다시 라키시스를 욱박질렀다. "봤나! 뵈이트 저 광황이 내게 무릎을 꿇었단 말이다! 어떠냐 라키 시스! 내 밑에 남을 맘이 생겼나?" 라키시스는 일단 고개만 까딱 해 주었다. 그러자 유우버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오, 알아 주는거냐! 그럼 곧 부인의 관계로 되겠군! 선은 내일 이다 푹 쉬어라." 뵈이트는 창문의 커어튼을 닫아 버렸다. 소프는 창 밖에서 커어튼 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한 줄기 불었다. 소프의 머리가 슬슬 날 리기 시작했다. 그 날리는 머리 사이로 쿡쿡 웃는 소프의 입이 보였 다. 소프는 혼자 뇌까렸다. "유우버...너는 조금 너무 신이 난 것 같군..." 바람이 머리카락에 가렸던 소프의 눈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눈은 이제까지의 소프의 눈이 아니었다. 섬뜩하고 날카로운, 너무나도 무 서운 고양이(Hi)같이 빛나는 악마(HiHi)의 눈이었다. 소프의 목에서 낮은 소리가 울려 나왔다. "네 목숨...이제 길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Scene - 12. 같은 시각, 이곳은 코러스의 숙소 안에 있는 크로소의 방. 밤이 깊 었는데도 크로소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용 의상인 파티마 드레스는 벗어 버리고 가벼운 속옷 차림으로 그녀는 밖을 응 시하고 있었다. 달때문에 그녀의 눈동자도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에 걱정이 나타나 있었다. 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크로소, 들어가마." 코러스 3세였다. 둘은 같이 일어서서 휘영청 밝은 달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방의 불 은 원래 켜 놓지도 않았었지만 달이 워낙 밝아서 불도 필요 없었다. 코러스가 입을 열었다. "괜찮아. 소프군이 있다." "네..." Scene 13. 그로부터 얼마 후, 뷰라드가 소프의 방 앞에 와서 섰다. 그러고는 노크를 했다. "소-프- 있는건가. 나야 열어- 어라?" 문이 잠기지도 않고 그냥 열려 있었다. 손잡이를 돌리니 그냥 돌아 가는 것이었다. 뷰라드는 문을 열고 들어서며 뇌까렸다. "주의가 부족한 놈이군." 안에서는 샤워 소리가 나고 방안의 의자에는 소프의 옷이 걸처져 있었다. "목욕하나?" 뷰라드는 샤워실로 가서, "어~이" 하고 부르다가, "아" 소리를 내고는 그냥 딱 얼어붙어 버렸다. 분명히 소프가 있긴 있었다. 완전히 발가벗은 소프. 그래도 남자라 면 웬만큼 털이 있어야 될 텐데 이건 완전히 깨끗했다. 거기다 머리 는 있는대로 길어서 다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소프도 놀라서 한손으 로는 가슴을 가리고 머리로는 하복부를 가렸다. 잠시 후, "꺄아아악!"<- 요건 소프가 낸 소리임. "꽤~~~~액" <- 요건 뷰라드가 낸 소리임. 뷰라드는 문을 벌컥 닫고 밖에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소프는 안에서 벌벌 떨면서 입에서 이 소리밖에 나오질 않았다. "봐, 봤지. 보여 버리고 말았다." "미 미안! 화, 확실히 남자였어." 조금 후, 소프는 바스 타월로 가슴을 가리고 나왔다. "무...무슨 일이예요? 방금" 그러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소프의 눈 에 뷰라드는 대꾸도 못하고 그저 잘 켜지지도 않는 애꿎은 라이터만 계속 착착대고 있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는지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믿을수 없이 이쁘군, 너란 녀석은. 아, 아냐 요컨대 말이 지, 에에 또,..." 이러면서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 지를 모르고 헤매는 뷰라드. "오늘 밤 렌토에서 내 친구 일곱명이 와 주었다. 모두 기사급의 사 람들 뿐이야. 내일...만약 만약에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불러 줘. 손 을 빌려 주지." 그러더니 그제서야 진정이 되었는지 소프를 똑바로 보고 말을 이어 나갔다. "라키시스는 너의 애인이 맞지?" 이번에는 소프가 뭐라 이야기 할 줄을 모르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면서 간신히 이야기를 꺼냈다. "고마와요...허지만 저로서는 아무 사례도 못해드리고..." "그..그런 얼굴을 하지 말라고. 위...위... 위험한 분위기가 돼버리쟎아. 어이구 살떨려." 소프는 그저 얼굴만 빨갛게 되고. "잘만 되면 나중에 키스 한번만 해 주면 돼. 내일 좋게 지내라고." "뷰라-드!" 그러나 이미 뷰라드는 문을 닫고 나가 버린 뒤였다. "애고애고 정말 촐랑이라니까." 뷰라드는 휘파람을 불며 자기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가 걸어 가는 복도 이쪽 끝에는 그때의 그 검은 그림자의 사나이가 몸을 숨기 고 있었다. (퀴즈 : 왜 소프는 가슴을 계속 가리고 있었을까요? 답은 이 이야 가가 끝나는 날 나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Scene 14. 드디어 선이 시작되는 날 아침. 새벽부터 몰려드는 관계자들과 보 도진들로 유우버의 성은 꽉! 들어 차서 시끌시끌했다. 덩달아서 시녀 들도 바쁘게 뛰어다녔다. "보도진관계자 분들은 별실에서 기다려 주세요." "폐하와 전하들께옵서는 각자의 자리로 가 주세요." 드디어 선의 시간. 유우버는 단상으로 올라가서 헛기침을 했다. "여러분. 잘 모여 주셨읍니다. 오랫동안 기다리셨읍니다! 자아 그 럼 보아주십시오. 이것이 이번의 파티마, 크롬 바란셰 공의 대표작, 라키시스입니다!" 동시에 뒤의 장막이 걷히면서 라키시스가 등장했다. 놀라움의 파도 가 모든 제후들에게 퍼져나갔다. 눈동자가 보이는 파티마는 생전 처 음이었던 것이다. 얼핏 봐서는 사람인지 파티마인지 전혀 구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제후들의 소근대는 소리가 앞까지 들려 왔다. "과연 바란셰 공이야." "너무나 자연스럽군." 모두들 라키시스를 보고 잠시 넋이 빠져 버린 듯 했다. 유우버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선에 앞서서 이번 선의 증인이신 렌트 평의회의 보드 뷰라 드 경으로부터 인사말씀을 들으시겠습니다." 세상에! 뷰라드가 정장 차림으로 나왔다. 그렇게도 정장을 싫어하 던 뷰라드도 어쩔수 없던 모양이었다. 그런 대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뷰라드가 인사말을 하러 연단 앞에 섰다. "증인을 명받은 보드 뷰라드입니다.성단법에 따라 이번 선이 공정 히 치러질 것을.. 파티마는 각 왕, 기사와의 알현 후 본인의 입으로 한명의 마스터 이름을 입에 올릴것. 만에 하나 파티마가 마스터가 될 만한 사람을 찾아내지 못했을 시 는 이 곳에 머물러서, 다음의 기회를 기다릴 것!" 유우버는 작게 뵈이트에게 물었다. "뵈이트, 괜찮겠지?" "옛" 그러면서 뵈이트는 자신이 생각이 틀렸나 여겼다. 겉보기와는 달리 뷰라드는 아주 잘 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뷰라드의 목소리만이 계 속 대강당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왕, 기사 및 파티마 소유의 권리를 가진 자 들이여. 파티 마의 입에서 나온 마스타의 이름에 관해서는 일체의 발언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상!" 유우버가 개시를 선언하고 제후들의 입에서 동시에 환성이 터져 나 왔다. 그것도 잠시. 라키시스가 천천히 아래로 걸어 내려오기 시작하 자 다시 실내는 조용해졌다. 라키시스가 자신들의 앞을 지나갈 때마 다 기사와 왕, 그리고 제후들은 저마다 예절을 다해서 자신을 소개했 다. 그러나 라키시스의 얼굴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냥 약간의 슬픔 만이 배어 나올 뿐. 코러스의 옆에 있는 크로소의 눈에는 소프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 다. "소프님이 없네.." 그 말소리를 들었는지 라키시스가 잠시 그쪽을 바라보다 다시 천천 히 걸어 나갔다. 코러스는 크로소에게 물었다. "크로소, 저건 정말 네 언니가 맞니?" 크로소는 고개를 끄덕했다. 코러스는 이상하게 느꼈다. 자기가 이 제까지 보아 왔던 파티마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어디라고 꼭 꼬집 어 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분위기상으로 다른 것이다. 그의 눈길도 계속 라키시스를 쫓고 있었다. 라키시스는 계속 걸어나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앞에는 아마테라스가 서 있었다. 아마테라스는 단 한마디를 건넸다. "델타 벨룬의 아마테라스입니다." 그 눈을 본 라키시스는 얼굴에 슬픔이 조금 더 깊어 졌고 아마테라 스도 슬픈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들 둘은 서로 꼼짝도 않고 서 있었다. 이제까지 그냥 지나가기만 하던 라키시 스가 그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것이다. 다른 제후들은 모두 놀라움 을 감추지 못했다. 유우버는,"괘,괜찮은건가?"하며 안절 부절. 뵈이트도 아무 대꾸도 못하고 그저 예예소리만 내 뱉고 있었다. 뷰라드는 계속 의장 안을 눈으로 쫓으며 찾았지만 소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Scene 15. 그 시각, 소프는 대강당 반대편 성에서 대강당 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라키시스. 미안하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천천히 떼어 걸어가 버리고 마는 소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