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icsAnim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1999년 5월 1일 토요일 오전 09시 51분 37초 제 목(Title): Re: 사도 침략의 목적. 에반겔리온과 싸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마징가Z/울트라맨 스타일의 로봇/괴수 만화/영화가 성립되죠. -_-; 나머지는 그걸 그럴 듯하게 합리화시키려고 이것저것 갖다 붙인 거죠. 몇번째 칠드런... 이 개념도 결국 '소년이 로봇에 타야 한다'는 로봇 만화의 절대과제를 어떻게든 그럴 듯하게 만들려고 애쓴 것이고 말입니다. 건담의 경우는 첫번째 요소는 '전쟁 상황임'으로 커버했고, 두번째 요소는, 아무도 탈 사람이 없었는데 원래부터 메카닉에 재질이 있던 '뉴타입' - 게다가 해당 로봇 제작자의 아들이라 사전 지식도 좀 있을 법한 소년이 혼란 와중에 우연히 타게 되었다 - 뭐 이렇게 커버했죠. ... 이건 로봇/괴수 만화의 구조적인 딜레마입니다. 1) 왜 로봇/괴수는 주인공이 있는 지역만 쳐들어 오는가? 2) 왜 주인공 로봇에는 수많은 베스트 군바리 파일럿을 놔두고 어린 소년이 타야 하는가? 3) 왜 로봇/괴수는 1주일에 한두 놈만 쳐들어 오는가? 등등 말입니다.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각종 개그가 나오기도 하지요. 제작 측면에서 본다면, 1)은 어차피 주인공과 나쁜놈이 싸우는 게 주 소재니까 그렇고, 2)는 고객층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연령을 주인공으로 세워 '성장 드라마'를 만들자니 어쩔 수 없고, 3)은 디자인 비용(특히 괴수물 같은 것은 실제 만드는 비용/시간까지)때문에 어쩔 수 없지요. 에반겔리온은 1), 2)를 - 불완전하게 - 설명하고 3)은 무시해 버린 듯 하고, 건담은 1)은 주인공 스스로가 전장을 돌아다니게 함으로써 비껴가고 2)는 위에서 말한 것 같이 처리, 3)은 '양산형'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전투씬 자체를 바꿔버림으로써 멋지게 해결했지요. 말하자면 에반겔리온은 기존 틀을 충실히 지키면서 설명이 서툴거나 아예 못할 것들은 '무시해 버렸고', 건담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돌파한 셈이지요. 이 두 방법론의 차이가 슈퍼로봇류와 리얼로봇류를 구분하는 기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 그래서 뭘 말하고 싶냐고? 글쎄, 에반겔리온은 이런저런 의미를 (감독조차 주체 못하는 걸) 생각하려 골치 썩이며 보는 것도 좋지만, 그런 것들은 어렴풋한 신비감 정도로 받아 들이고, 그 신비감 위에서 슈퍼로봇/괴수들이 처절하게 싸우는 것을 맘 편하게 감상해도 좋지 않냐... 이 정도입니다. 신지가 에반겔리온을 안 타려고 도피하는 장면은, 어쩌면 안노 감독이 로봇물의 구조적 딜레마를 못 견디고 '현실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것을 상징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ZZZZZZ zZZ eeee ooo zZ Eeee O O ZZZZZZ Eeee O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