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inemaPlay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8년 07월 30일 (수) 오전 10시 32분 11초 제 목(Title):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산만하고 지리멸렬한 영화. 볼만한 건 탁 트인 벌판과 가끔씩 나오는 송강호의 개그 뿐. 뭐, 취향에 따라 그것만으로 본전을 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그냥 넘어가기에는 거슬리는 게 꽤 많다. 먼저, 많은 한국 영화가 그렇듯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대사.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대사들을 발음 안 좋은 이병헌이나 정우성 같은 녀석들이 지나가는 투로 조그맣게 우물거리며 슬쩍 뱉어버린다. 그리고 뜬금없이 나오는 문어체 독백. 아니 왜 이병헌(=박창이)이 거기서 그런 말을 중얼거려야 되는데? 이야기 맥락 상 의미도 없는 걸. 걔가 그렇게 철학적이고 똑똑한 애였나? 그리고 불친절함. 극 중에는 패거리가 셋 나온다. 하나는 박창이 패거리. 또 하나는 그 뭐냐, 도끼아저씨 패거리. 나머지 하나는 시장을 지키는 패거리. 그런데 이 패거리들이 다 누더기 걸친 마적 모습이니... 각 패거리의 두목격인 주연급과 같은 화면에 찍히지 않으면 대체 어느 패가 어느 패인지 알 수가 없다. 누가 쳐들어와서 누구랑 싸우고 누굴 죽이는지. 물론 감독이나 배우, 그리고 영화찍는 스탭은 알고 있었겠지. 대본에 누구누구 써 있었을테니. 그런데 어쩌란 말이냐. 관객인 나는 모르겠는걸. 그런 불친절함은 이 영화의 백미이어야 하는 총싸움 장면들을 시시하게 만드는 데 톡톡히 한 몫 한다. 그 총싸움 말인데, 참... 뭔가 총싸움 장면을 찍고 싶었던 건 알겠는데, 긴박감이란 게 없다. 총질은 열심히들 해대는데, 그냥... 그게 끝이다. 주연급이 죽을 것 같은 아슬아슬함도 없고 - 사실 죽을 것 같은 장면이 나오더라도 아슬아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연급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만큼 영화가 뭔가를 제시하지도 않았으니까 - 적들이 죽는 장면을 보고 통쾌함을 느낄 정도로 그 적들이 사악하게 묘사되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그냥 막 쏴대다가 끝난다. 보는 사람 뻘쭘하다. 마지막 부분에 극중의 온갖 세력들이 모여서 드넓은 벌판을 한참동안 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루하다. 그냥 허접한 장비로 오프로드 자동차 경주를 하는 느낌이랄까. 무슨 말타는 몽고족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일본인 좀 죽여주면 통쾌해 할 거라고 기대한 건가. 인물 묘사...라고나 할까, 극중 인물을 움직이고 써먹는 것도 참... 저연령 아동용 만화영화 수준이랄까. 박창이의 보스는 왜 거기서 뜬금없이 화딱지를 냈는지. 그때 배우의 연기가 무지하게 어색했는데, 아마도 배우 자신이 극중 인물의 행동에 납득을 할 수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오달수는 뭔가 중요한 - 적어도 괜찮은 조연쯤의 - 역할을 할 것처럼 나오더니, 그냥 낚시였나. 아니면 재미없어서 통편집이 된 건가. 이병헌은... 악독하게 보이려고 애는 쓴 것 같은데, 솔직히 뭐랄까... 음, 이런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게이 같은 느낌이었다. 송강호에게 집착하는 것도 그에 대한 애증 때문인 것 같았다. 아니면 송강호한테 뭔가 성적인 굴욕을 당했거나. 정우성은 그냥 혼자 열심히 CF 찍고 있었다. 이 사람은 대체 배우를 할 마음이 있기는 한 건지. 하긴 이렇게 인물을 마구 대충 다루는 영화에서 뭔가 내면 연기를 하기는 힘들었겠지만. 송강호는 그나마 선전한다. 어차피 송강호의 특기는 뭔가 모자라 보이면서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바보 연기이므로, 이런 영화에서도 운신의 폭이 넓었을 것 같다. 마지막에 정말 다른 영화들에서 너무 많이 써먹어서 쉰내가 풀풀 풍기는 반전 연기를 할 때도 그만의 개그 감각으로 그럭저럭 괜찮게 무마해주었다. 중간에 영화가 갑자기 델리카트슨 모드로 외도를 할 때 등장했던 중국인 복장의 술집 주인 아저씨, 좀 안 됐다. 설마 그런 개그스러운 폭력 액션이 인명 사상으로 이어질줄은 몰랐다. 톰과 제리가 아니었던 거다. ... 암튼 좀 마음을 비우고 봐야 할 영화다. 꼭 봐야 한다면.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