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ongNamUniv ] in KIDS 글 쓴 이(By): ryuch (류 철) 날 짜 (Date): 1993년11월01일(월) 04시42분39초 KST 제 목(Title): MT를 다녀와서-단양:저녁 노을이......[4] 금수산의 비경:충주호 쾌속 유람선을 타고 캄캄해져서 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따음 인가의 불빛만이 구름속으 로 숨어버린 별을 대신해서 반짝거린다.시장기가 느껴져 온다. 종상이가 사준 빵 을 먹어야 겠다. 너무 일찍 먹지 말라고 당부를 하던 종상이의 마음이 느껴져 온 다. 피히~~~~~~~~ 메~~~~롱. 내 맘 대로 할 거다. 12시 충주호 유람선을 탔었다. 신단양행, 고수동굴을 향해 배는 스쿠류가 힘찬 운동을 시작했다. 부르릉,부르릉 1단기어 인 것 같다. 부릉 부릉, 이제 엔진의 음색이 달라졌다. 2단으로 변속을 한 것 같다. 배는 물결을 토해 내며 달려갔다. 배가 어떻게 물결을 토해 내냐면 우엑 우엑 우엑 하면서. 키킥 우왝 우왝. 출발 할 때는 하늘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지만 군데군데 파란하늘이 보이기도 했다. 청 풍나루를 지났을까? 하늘에서 빗방울이 들이우기 시작했다. 에구에구에구. MT 완존히 잡치는 구나. 호수에서 나리는 비, 문득 무기여 잘 있거라("The farewell the arms")의 장면 장면들이 연상되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것 같이 비가 몹시 내리는 날 밤, 주인공은 탈출을 한다. 자유의 나라 스위스로 떠난다. 문득 그 책의 삽화가 생각났다. 남자는 양쪽 손으로 젓는 배에 앉아 열심히 노를 젓고, 여자는 우산을 받쳐들고 있다. 생사를 건 탈출, 헤밍웨이가 말하고 싶었던 의미가 무엇인지보다 그 장면이 무척 멋있게 느껴졌다. 파도는 꾸물럭 꾸물럭,비 는 주룩주룩 그들은 배를 타고 있다. 아무말도 없이 노를 젓는다. 삐그덕 삐그 덕, 노 젓는 소리가 들린다. 호수는 두사람을 포근히 안아서 자신의 품에 두었 다. 우리가 탄 유람선은 안 꾸무럭 거리고 물살을 가르며 질주했다. 좀 있자,단 양팔경중의 두 곳을 지나게 되었다. 하늘이 파랗게 맑았으면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었겠지만 구름에 싸인 모습도 굉장했다. 구름이 산등성을 타고 오른다. 바위 사이사이에 나무들은 서서 붉은 빛을 드리우고, 황금의 가루들이 산을 군데군데 칠해져 주르륵 흘러내린다. 물결에는 산들이 버티어 서서, 몸을 이리 저리 흔들 어 흥취를 더해 간다. 금수산, 비단에 금으로 수를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생긴 이 름, 그 바위가 장엄하다. 떡 버티고 있는 폼이 천하를 호령하는 듯 나를 대해서 도 그렇게 서 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볼은 툭 튀어나와서 우락부락한 노동자의 모습. 차라리 눈을 떠 서 나를 봐라! 바위가 노동으로 건강한 청년을 연상시킨다. 충주호가 생기면서 이 모습을 산위에서가 아니라 물위에서 보게 되었구나. 산이 있어야 할 곳에 물 이 있다니, 바위의 밑에 계곡이 있어야 할 곳에 호수가 있다니. 물과 바위와 단 풍과 구름이 우리를 환상속의 나라로 끌고 들어갔다. 깊은 잠에 들게 했다. 배안 에서 보다보다 그 장관을 놓치기 안타까와 갑판으로 나갔다. 갈수록 멀어져 가는 금수산의 모습이 배 뒤쪽으로 펼쳐졌다. 손을 흔들고 싶었다. 우뚝 솟은 바위야, 거기 서 있구나. 묵묵히 묵묵히 서서 거기 있구나. 배의 뒷편에서 뿌옇게 스쿠 류가 물을 튀긴다. 그 뒤로 바위가 서 있었다. 흰머리를 감고서 굳게 두 다리를 뻗고서 그렇게 당당히 서서, 남아의 모습이 저렇게 당당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묵히 당당히 조용히 버티고 서는 거다. 갈테면 떠나가라 나는 여기에 서 있겠노라. 하늘을 우러러 한점의 티끌도 나를 범치 못하리라. 나는 여기에 서 리라. 천년을 만년을 여기에 서리라. 너는 나에게 찾아와서 감탄하여 찬사를 보 내나, 너는 떠나가야 하는 운명, 난 너를 그리지 않는다. 그냥 서리라. 서리라. 하늘을 우러러 그냥 서리라. 더 이상의 욕심도 감정도 없다. 그냥 서리라, 하늘 을 우러러 우뚝 서리라. 내가 입을 헤벌리고 금수산과 이야기 하고 있을 동안, 배는 금수산 계곡을 빠져 나와 이제 도착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간간히 이곳이 본래 호수가 아니라 산이었노라고 말해주는 나무들이 물속에서 그 가지를 물 위 로 뻗치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만 위로하고 물속에서 수중발레를 하는 듯했다. 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는 樹木이 아니라 水木인가? 차가 충주에 도착하나 보다. 점점 불빛이 많아진다. 주위를 돌아 보았다. 여전 히 어둠속에서 그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연인이 한쌍 있고, 친구로 보 이는 남자들이 있는 것 같았다. 좀 스산하다. 창문으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것 같다. 한 숨 자고 싶다. 차타는 것이 지리하다. 덜컹거리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 인다. 옆에 친구나 있으면 나에게 머리나 기대어 줄 수 있었을 걸, 혼자서 이렇 게 돌아가는 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