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메시지...) 날 짜 (Date): 1996년03월31일(일) 16시37분44초 KST 제 목(Title): [ 사람을 돕는 사람들 4 ] < 조영구> :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열 흘 동안 받았는데 신음 소리가 절로 나왔다. 집사람이 마음 아파할까봐 의연 한 자세를 유지하려 해도 온몸이 뒤틀리는 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음식 을 입에 댈 수 없는 것은 물론, 간신히 먹은 음식까지 다 토해냈다. 내 평생 이런 고통은 처음이었다. 몸무게가 40kg까지 줄어 퇴원을 했다. 수술 경과는 좋은 편이라니 그나마 안 심이었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였다. 집에 돌아온 후 좀처럼 음식을 입에 대지 못했다. 식탁을 앞에 두고 아내와 서로 눈시울을 붉힌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는데, 12월 마지막 날 종로 학원에서 한달 작정 마지막 토요기도회가 있으니 꼭 나오라는 소식을 들었다. 기도회는 낯설었지만, 이 렇게 열심히 애써 주는 직원들이 고마워 힘들지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감개 무량하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토요일 아침 7시 반, 낯 익은 학원의 모습이 보이자 살아있다는 것을 새삼 피부로 느꼈다. 예배실로 사용하 고 있다는 3층의 그 교실 가까이 가니 힘있는 찬송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눈 물이 움찔해 잠시 문 앞에 서 있었다. '피가 섞인 사람들도 아닌데 나 하나를 위해 이렇게 이른 시각에 모이다니.' 한겨울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몸 이 확 달아올랐다. 그렇게 많이 모였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다. 크리스천 직원들은 모두 온 것 같았다. 그들이 한 목소리로 나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는데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그 사랑에 아프다는 사실마저도 잠시 잊었다. 특히 옆에 앉은 원장님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내 병을 고쳐 달라고 기 도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존재가 있을까?' 혼자 반문했다. 그리곤 나도 모르 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 었다. 그리고 수술 후 생사의 갈림길에서 느겼던 생명의 그 손길을 통해, 다 시 나를 이 땅에 살도록 치유해 주신 하나님의 존재 또한 부인할 수 없었다. 그 날 아침식사로 나온 호박죽을 남김 없이, 한 그릇 다 먹어치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