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메시지..) 날 짜 (Date): 1996년03월31일(일) 16시19분47초 KST 제 목(Title): [ 사람을 돕는 사람들 3 ] <조영구> : 얼마나 지났을까? 뭔가 뜨거운 것이 한쪽 손에서 올라왔다. '뭐 지? 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 알고싶지 않아. 음--.' 온몸이 나른한 게 푹 잠들어버리고 싶었다. 영원한 휴식이 바로 내 옆에 있었다. 그 때 다시 뜨 거운 게 한쪽 손을 자극했다. 또 한번! 아주 집요하게 내 신경을 잡아 당겼다 . 할 수 없이 천근같이 무거운 눈꺼풀을 쳐들었다. 어렴풋이 한 여자의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집사람인가!' 아니었다. 아내는 기도할줄 모르는데 이 여자는 마치 기도하듯 고개를 숙이고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의 그 뜨거운 것은 바로 그 손에서 나와 내게 흘러 들어 온 것이었다.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술을 받았는데...내가 살았구나!' 서서히 정신이 들며 사물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는 중에도 그 뜨거운 것은 계속 내 손으로 밀려 들어와 이제는 가슴까지 차올랐다. 순간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감사한 마음이 �㈀맡틈�. 그 런데 내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은 바로 원장님이었다. <박경실> : 의사 말이 수술 후 24시간이 고비라 했다. 마취에서 깨어나도 다 시 잠이 들면 영원히 눈을 감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야 말로 믿음의 식구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믿음이 깊은 직원들과 같이 2 4시간 마라톤 기도회를 조직해 조부장이 잠들지 않도록 교대로 병상을 지키고 기도해 주기로 했다. 수술 후 시커먼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는 조부장을 보니 또 그렇게 마음이 아플 수가 없었다. 계속되는 병간호와 충격으로 얼굴이 반쪽이 된 부인에게 안정을 취하게 한 후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환자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는데 뼈만 앙상한 팔이 눈에 들어왔다.얼굴로 시선을 옮기니 사투를 벌인 흔적이 역력했다. 생기라고 는 한줌도 찾을 수 없었다. 그 때 그 위로 아주 낯익은 또다른 얼굴이 겹쳤다. 6년 전 나 또한 남편의 병상에서 넋 나간 얼굴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었다. 남편은 두번째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인공 호흡기에 생명을 의탁하 고 있었다. 굳어지는 남편의 몸을 어루만지며 얼마나 오열했던가! 세상엔 영 원한 것이 없다는 간단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깨달으며 오직 주께 매달렸었다. 남편을 둘러싼 흰색의 차가운 벽을 바라보며 이제와서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 가겠다고 서원했었다. 얼마 후 그이는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다시 경영 일선으 로 복귀해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다. 힘없이 침대에 의지해 누워 있는 조부장의 모습을 보니 그 때의 슬픔과 함께 내가 한 다짐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조부장의 손을 힘껏 잡았다. '주님, 그 때 그 응급실에서, 오직 주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맡기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 드렸지요!' 까맣게 타 들어간 조부장의 입술이 보였다. 그리고 근심어 린 표정으로 병실에 빙 둘러 서 있는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순간 목이 메 이며 '한 가족'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지금의 조부장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 될 수도 있었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가족만큼 따뜻하고 힘이 돼 주는 존재도 없었다. 이 병실 안의 모든 사람들은 지금 한 가족이나 다름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 하고 있었다. 우리는 회사라는 울타리 안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면서 재직 중 병을 얻은 사람들을 위한 특별 복지규정의 구체적 인 실천방법이 떠올랐다. 아마도 여기 조부장이 그 첫번째 수익자가 되리 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