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1) 나에게 있어 사랑이란 단어는 단 하나의 귀중한 보석과 같았다. 그것은 너무 소중해서 비단보자기에 꽁꽁 싸매어 장롱 깊은 곳에 고이 간직해 놓은 이 세상 어떤 보석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사랑'이란 언어를 헤프게 쓰지 않으려고 감정을 거세시키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오직 한 사람,또는 오직 한 대상을 위해 그언어를 소중히 간직했던것이다. 내가 일에 심취되어 사는 듯이 보였는지 누군가 그 대상이 일이냐? 문학이냐?고 물어왔던 적이 있다. 그것은 아니고 나에게 맡겨진 일에 성실했을 뿐이고 문학은 나를 고뇌케 하는 작업이었지만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어떤 사명감 때문에 매달려 있었을 뿐이다. 인간 관계속에서 언제난 끈끈한 정에 집착해 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사랑이란 언어는 내어놓지 않으며 살았다. 나에게 있어서 사랑한다는 것은 감정의 돌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인격적인 것들의 총합을 의미했다. 그러기에 한 포기의 들풀에도 애틋함을 느끼고 붉은 노을에 가슴이 설레이는 감정이 풍부한 작가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나의 사랑은 여전히 감추어져 있는 보석이었다. 1979년 10월9일은 내 삶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날로 남을 날이었다.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잠을 설치고 먹지 못했던 1979년 이전의 몇 해 동안의 고통의 의미를 알게 된 날, 놀랍게도 하나님 그분이 꼭 닫혀 있는 내 마음 문을 강령하게 열고 들어오신 날이었다. 교직 생활 중 평교사와 장학관의 관계로 만났던 장로님의 기도를 받으면서 쓸데없는 묘한 일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나는 자못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기도는 강한 힘으로 가슴을 쳤고 마음 문이 열리는 것을 강하게 느끼며 나는 놀라워했다. 그 저녁 무릎을 꿇은 내게 황금빛이 쏟아져 내렸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첫 만남은 거의 강권적인 것이었다. 경이로움과 기쁨 속의 첫 만남에서 얻은 환희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분은 내 인격을 변화시키기를 원하셨고 나는 그것을 거부했었다. 내가 꾸며 놓았던 나의 자화상은 동화 속의 공주처럼 순결하고 아름다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여지없이 내 속에 포장해 놓았던 것들을 들추어 내시기 시작했다. 성전을 깨끗이 하는 작업을 시작하신 것이다. 드러나는 교만과 오만함,욕심... 이러한 것들에 나는 아연해 하며 절망감 속에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 분의 타오르는 듯한 불꽃같은 눈동자 앞에 나를 숨길래야 숨길 수 없음을 두려워하며 '나를 떠나소서'를 연발해야했다. 그 분은 나의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 다만 폭군적인 간섭자로 생각되어 늘 떠날 궁리만 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그분은 점점 더 강하게 나를 조여오셨다. 그러나 나는 그 분이 나의 생명인 것을 알았기에 징징거리면서도 그 분을 따라야 했다. 반항하고 투덜대며 그분과 동행하면서 나는 은연 중 그분이 나에게 참 행복과 참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갔다. '결국 당신이 옳습니다. 그렇구 말구요'하게 되었을 즈음 나는 그분께 전적으로 순종하는 것만이 가장 선한 일임을 인정했다. 호젓한 골목길을 걸을 때나 골방에서 조용히 그분과 마주 앉을 때면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주님 사랑합니다'하는 고백이 눈물 빛으로 메아리치곤 했다. 드디어 그 그분은 나의 사랑의 고백을 받아내시고야 만 것이다. 날이 갈수록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의 모습으로 그분은 내 곁에 계셨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성실하셨음으로 나를 그분의 훈련 속에 넣곤 하셨다. 병상의 아버지의 꺼져가는 생명 앞엣 효도 못한 딸로 서야 했던 2년전의 그 훈련이야말로 가장 혹돋한 것이었다. 새벽이면 푸념처럼 히스기야 왕의 병상의 기도와 생명 연장을 내세워가며 얼마나 애타는 간구를 드렸었는지.. 모든 사람들이 포기했지만 나와 식그들은 야고보서 5장 15절의 말씀과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담보로 붙잡고 늘어졌었다. 주님께서는 내가 피할 길로 일을 주셨다. 간증 집회,집필하는 일,전도지 만들기 등의 일로 내 여린 신경을 병상으로부터 분산시키셨다. 그러나 아버님이 한 고비 넘기셨을 때 나는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병원에서 병명을 찾느라 실험 시약을 넣은 것이 부작용을 일으켜 산소마스ㅋ를 써야했다. 병원에서 돌아왔으나 여전히 호흡이 고르지 못해 애를 쓰다가 잠이 들었던 밤이었다. 고요한 밤중에 문득 눈을 떴다. 그때 내 속 깊은 곳에서 내 영이 애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 나의 힘이 되신 여호화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나는 내 영의 반복해서 드리는 간절한 고백을 들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