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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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elcom (온누리에 )
날 짜 (Date): 1996년03월19일(화) 01시39분21초 KST
제 목(Title): [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13) ]



나는 그의 구덩이를 바라보며 참으로 오랜시간을 망설였다.

 '내가 과연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욱 분명한 것은 

 '나는 정말로 사랑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분의 사랑을 받았을 때 안전하고 행복했던
그 경험을 그도 누리게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괴롭고 슬픈 표정으로 홀로 그곳에 서 있는 그를 보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그의 고통이 느껴져 왔다.

 '이것이 그분의 마음일까?'

그에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날 필요로 하는지 전혀
확신이 없는 상태여서 골이 깊은 그에게
다가가기란 모험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그가 원하는 다른 누군가가 
  해줘도 될 텐데...'

나는 누구에게든 책임을 미뤄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분은 바로 내가 그에게 가장필요한
사람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았다.

 "으아~"

막상 다가가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그의 골은
훨씬 깊고 위험했다.
저길 뛰어들면 내 항아리가 다 부숴질텐데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는 내게 그가 만약

 "저리가"

한다면? 순간 아찔했다.
또 다시 겁이 난 것이다.
한동안 그의 주변을 서성이다가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그분에게 돌아와 따졌다.

 "어째서 꼭 제가 먼저 희생해야 하나요?
  저도 이만하면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해요
  그가 먼저 내게 다가오는 기쁨을 저는 누리면 안되는 거에요?"

그 분은 잠시 내눈을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 아무리 주어도 아직도 다 못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다."

나는 얼굴이 뜨거웠다.
나야말로 그분에게 도무지 갚을 길이 없는 
사랑의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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