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6년02월22일(목) 12시55분40초 KST 제 목(Title): re: 고민 안녕하세요, 송송님.. 저도 같은 경험을 했더랬습니다. 저는 믿는 집에서 자랐는데, 믿지않는 남자와 결혼했거든요.. 우리 시댁은 불교집안인데, 제사를 철저히 챙기시거든요.. 전에 이 보드에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디를 miz로 바꾸기 전이었는데.. 우리 열심히 기도해요.. 저도 기도할께요.. 저의 경우는 처음에 신혼여행에 다녀와서 시댁에 가니까 제사상 같은 걸 차려놓고 조상님께 새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인사를 하라고 하더군요.. 나는 제사때에나 그런 문제가 생길 줄 알았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척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시댁에 처음 갔을 때는 시댁이라는 곳이 너무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절을 하였습니다.. 절을 하면서 속으로 기도를 했죠..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을 치료받았을 때, 엘리사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면서요.. 림몬 신전에 왕을 부축하여 들어갈 때에 부득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서해달라고 하니까 엘리사가 걱정말고 가라고 했었죠.. 아뭏든 그렇게 절을 하고 나니까, 시댁식구들은 안심이 되시는지 제게 매우 잘 해주시더군요.. 그런데, 그러고 우리가 사는 대전으로 오는데, 왜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나는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했었지만, 그 증거가 뭐였는지.. 정말 힘들고 자책이 되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절을 하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백이면 백 그렇게 얘기합니다만, 믿는 사람 중에도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가끔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생각을 판단할 자격이 없습니다. 자기의 믿음에 거리끼지 않는다면 하나님도 이해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더군요.. 일단 제가 솔직하게 하나님께 나아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자꾸 내 믿음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절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역시 시부모님들은 매우 화를 내시더군요.. "여자가 시집을 왔으면 시집 풍속을 따라야지.."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요.. 차라리 친부모였으면 서로 감정이 상하더라도 뭔가 다시 화해할 계기를 마련하기가 쉬울텐데, 시부모님이 진노하시니까 대책이 없었어요.. 저와 저의 친정식구들, 저의 교회 분들..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시부모님들은 자신 뿐 아니라 시가의 친척들, 어른 들도 여러분 계셨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돌이키실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제가 며칠 심하게 앓았는데, 친정부모님이 해외여행 중이셔서 시어머님께서 저를 간호해 주시러 부산에서 올라오셨습니다. 저를 따뜻하게 간호해 주시더군요..그렇지만, 그런 친절한 간호 다음에 제게 무슨 말씀을 하실지 짐작이 되니까, 오히려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말쓴을 꺼내시더군요.. 아주 차분하고 다정하게.. 우리집의 풍습을 따르라구요.. 저도 계속 기도를 하면서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는 내 신앙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남편보다도 더 소중하고, 남편도 그걸 알고있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신앙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남편도 동의했다.. 하나님외에는 누구에게도 절할 수 없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의리를 깨뜨리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그렇게 쉽게 깨뜨리는 내가 어떻게 부모님을 올바르게 섬길 수 있겠는가.. 그런 내용으로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님께서 이해를 하셨나 봅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는 말씀이 없으셨지만.. 곧 설이 돌아와서 시댁에 갔습니다. 나는 속으로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댁에 갔습니다. 시부모님이 뭐라 하시면 대꾸하고, 감정적으로 상하게 하지는 않겠다.. 그저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날 아침이 되니까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더군요.. 시어머님이 나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너는 묵념만 해라" 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남편도 놀라고 저도 놀랐습니다. 절대로 움직이지 않으실 것 같던 두 분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움직여 주셨습니다.. 물론 시부모님께서도 매우 이해심이 많고 자상하신 분이었지만..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정말 역사하시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 후로도 시댁의 다른 어른들이 뭐라하셔서 좀 힘들었던 때는 있었지만, 무사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송송님! 저의 경험이 송송님께 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과 가능하면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마시고, 열심히 기도하세요.. 그냥 침묵하셨다가 제사때가 되면 묵념하시고..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면 믿는 사람의 입장을 잘 설명드리세요.. 조상을 외면하고 몰라보자고 그러는게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런데, 서로 설전이 오가면서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으면 더 관계를 회복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조상은 오늘의 우리를 있게하신 존경받을만한 분들입니다. 그 분들의 뜻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은 후손인 우리가 마땅히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돌아가신 우리의 선조가 "조상신"은 아닙니다. 그 분들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셨고, 인간의 한계 속에서 이 세상을 먼저 사신 분들입니다. 그 분들에게 밥을 차려드리고 복을 비는 것보다는, 그 분들이 살아계셨을 때의 교훈을 되새기고, 그 뜻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송송님의 가정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함께 기도해 주실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하나님께 맡기세요.. 하나님께서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평강을 주시고, 당신의 계획대로 일하신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