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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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2년 7월 12일 금요일 오전 06시 41분 09초
제 목(Title): [R]가치판단 2 : 상대주의적 본질론


사전의 용어의 더 자세한 의미풀이도 필요하겠지만 그런것 필요없길 
기대합니다. 어느 사전의 용어를 쓰던지 스테어님이 말하는 상대적 본질과
전혀 상관없고 아무거나 써서 논의를 진행시켜도 문제 없다니
복잡한것 다 버리고 금성출판사 본질의 철학에 관계된 부분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금성출판사 국어사전]
본질 (本質) ①사물의 본디의 성질이나 모습. ¶ 문제의 ∼을 왜곡하다.
②(철학) 사물의 현상 배후에 있는 항상적(恒常的)인 본체. ↔현상. 

가끔 다른 사전의 다음과 같은 개념도 본질(essence)을 논할때 필요에 
따라 사용하죠.

permanent, ultimate nature, intrinsic or indispensable,
inherent, unchanging nature of a thing
----------------------
모든 상대주의자들이 '본질'을 획일적으로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본질이라는 개념의

정의와 용법은 상대주의자 개개인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크게 다를 것 없습니다. '항상적'이라는 정의를 맨 앞에 두셨으니

손에 잡히는 대로 그것을 사용하기로 합시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요점은

"상대주의자도 '본질'을 정의할 수 있고 자신의 논변 속에 '본질'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RNB님께서는 이러한 견해에 대해

반대하시는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맞나요?


우선 '본질'을 여러가지로 정의하는 상대주의자 중에서 '본질이란 개념은 항상성에

의존한다'는 입장을 택하기로 하겠습니다. '어떤 대상의 여러가지 국면이나 속성

중에서 시간의 흐름이나 해석자의 견해 차이에 의해 변하지 않는, 좀더 항상성이

있는 속성들의 집합'을 '본질'이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엉성한 감이 있지만 적어도

'금성출판사 국어사전'만큼의 엄밀성을 갖춘 '본질의 정의'를 방금 읽으셨습니다.

이상이 상대론자가 정의한 '본질'이었습니다. 시시한가요? 절대론자의 정의에 비해

뭔가 크게 다를 거라고 상상하셨다면 그것은 RNB님께서 상대주의에 대해 아직

충분히 고찰해 보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본질'이란 개념을 대하는 절대주의자와 상대주의자의 차이는 반드시 그 정의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차이는 그 다음에 발생합니다. 상대주의자는

그러한 '본질'의 실재 여부를 확신하지 못합니다. 어떤 대상의 여러가지 국면이나

속성 중 항상성이 있는 속성과 항상성이 덜하거나 없는 속성이 따로 있는지의

여부를 상대론자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본질과 비본질이 구별 가능한 것인지

어떤지 상대론자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본질이란 것이 존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어떤 대상에 대한 본질이냐에 따라 본질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이 파악 가능한 것인지 어떤지에 대해서조차 여전히 상대론자는

그 본질이 파악 가능한지 어떤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상대론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본질'을 자신의 논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절대론자와 똑같이 활용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점은 상대론자가 '본질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코 확신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본질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듯이 본질의 부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런 불분명한 상태로 본질을 실속있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곡해'와 '해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상대주의자는 곡해와 해석이 본질적으로

구별 가능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숙고합니다. A라는 입장에서 본 해석을 a, B라는

입장에서 본 해석을 b라고 한다면 A라는 입장에서는 a가 올바른 해석이며 b는

곡해입니다. 마찬가지로 B라는 입장에서는 b가 올바른 해석이며 a는 곡해입니다.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통찰한다면 a와 b 둘 중 어느 편이 더 항상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항상성이란 입장의 변화에 대해 견실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입장의 변화에 의해 곡해가 되었다 해석이 되었다 하는 해석 a와 b는 대등한

항상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어느 편이 더 본질적이고 어느 편이 덜 본질적인지

구별할 수 없습니다. 즉, 두 가지 해석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습니다. 이상으로

상대주의자가 정의한 본질 개념을 활용하여 곡해와 해석을 비교하는 상대주의자의

추론 과정을 보셨습니다.


여기까지만 설명드리면 '그런 식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면 결국 본질이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리 있는 반박입니다. 이런

식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면 본질이라는 개념이 전혀 쓸모없으며 상대주의자에게

본질이란 정의불가능 또는 사용불가능의 개념이 아니라 정의하고 사용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언제나 소거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변수일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입장의 변화에 대해서 변하지 않는 속성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입장에 대해 변하지 않는 속성은 입장의

차이에 따라 변하는 속성에 비해 '좀더 본질적인' 속성입니다. 이와같이 본질이란

본질과 비본질로 엄격히 구분되는 절대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로서 표현되는

상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입장에 따라 상대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무엇이 더 본질적인가에 대한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본질'의 정의 과정에서

'객관성'을 전제하지 않았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게 무슨 본질이냐'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RNB님께서 상대주의자의 세계관에 대해 생소함을 느끼시기

때문입니다. 절대주의자 역시 자신의 본질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상대주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상대주의자에게 있어서의
 
본질 개념의 엄밀성과 유용성은 절대주의자의 경우에 비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주의적 본질론에 익숙하지 않으신 RNB님께서 '그런 것은 진정한

의미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는

있지만 '절대주의적 본질론과 상대주의적 본질론은 어느 한 쪽이 본질에 대한

올바른 해석, 다른 쪽이 본질에 대한 곡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본질에 대한 각자 나름대로의 해석'이라고 생각하는 상대주의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싱대주의자가

'본질'을 언급할 때마다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넘나든다고 보실 필요 없습니다.

상대주의자는 상대주의적으로 본질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이 보드의 상대주의자들 중에는 저의 본질론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교조주의자'가 아니니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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