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민형) 날 짜 (Date): 1994년07월31일(일) 05시17분58초 KDT 제 목(Title): [R][R] 유월절... 우선 '두가지 달력설'은 편리하긴 하나 요즘 거의 설득력이 없음을 말씀드려야 겠군요. 두가지정도가 아니라 몇가지 다른 역법이 통용되었습니다만 이들은 수시로 변했고 '성경과 오늘'에 언급된 것처럼 하루 차이 정도의 사소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 차이 정도면 같은 역법에 속할 정도입니다. 결국 이 가설은 결론에 뜯어맞춘 것으로서 요즘은 거의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안니 죠베르의 화요일 만찬설은 쿰란 문서(사해 두루마리) 발견 이후 각광을 받았지만 문제의 해결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가 14:12(공관복음서를 셋 모두 인용하는 것은 너무 번거로우므로 마가를 인용하는 것으로 끝냅니다. 권위적이고 딱딱한 마태, 재미없고 역사 서술이 흐린 누가, 현학적인 요한에 비하면 가장 오래된, 따라서 예수 시대에 가장 가까운 마가의 소박한 문체를 저는 좋아합니다.) 에 따르면 '무교절의 첫날, 즉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에게 유월절 만찬의 장소를 물었다'고 하는 것이 보입니다. 즉, 공관복음서에서도 만찬날은 양을 잡은 후이며 결코 화요일일 수 없습니다. 죠베르의 가설은 예수가 에세네파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성립됩니다만... 예수에게서 에세네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가 과연 에세니안인가 하는 점은 아직도 교회가 인정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예수의 체포, 재판, 처형이 하루에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이 분분합니다. 예를 들어 앙드레 파로의 논문에서는 (그는 예루살렘을 직접 답사한 후에 이 논문들을 썼습니다.) 그 모든 일이 하루 사이에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세 편의 글들에 대한 결론으로서... 저는 자신이 수집하고 공부한 내용보다는 신학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신뢰합니다. 딜레탕트는 어디까지나 딜레탕트... 그렇지만 전문가들조차도 아직 통일된 견해를 내놓지 못하고 있지요. '학문'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겸손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이 해묵은 주제 앞에서 마음을 경건하게 가지려고 합니다. 제게는 학문이 신앙만큼이나 위대한 정신작용을 요한다고 생각됩니다. 아마 이것이 저의 '신앙' 인지도 모르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