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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mpusLife ] in KIDS
글 쓴 이(By): pss ( 박 선 섭)
날 짜 (Date): 1996년04월06일(토) 19시14분40초 KST
제 목(Title): 제 3의 손



어저께는 날씨가 무척이나 포근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도서관을 나와 어디론가 가야한다는 소리에 밀려 

과천 동물원으로 갔답니다.

저는 과천에 여러번 갔었지만 동물원은 한 번도 가지 못했답니다.

동물을 구경하는 것은 말 하나로 족했을 뿐더러 

짐승인 저가 짐승을 구경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아서입니다.

오후 4시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보고 싶었던 동물은 원숭이였습니다.

저는 무척이나 고릴라 인형을 가지고 싶어하는 소년이랍니다.

나의 그런 마음을 고릴라는 몰라주었습니다.

저를 멍청한 눈으로 쳐다보며 하품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도 실없이 보였었나 봅니다.

역시 빠릿빠릿한 놈들은 자그마한 원숭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창살에 매달려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고 있었습니다.

세 마리가 쪼르르 붙어 있었는데 가운데 녀석은 항상 자기 것을 다른 두 녀석에게 

빼앗기고는 침만 흘리고 있었답니다.

그 때 번쩍하는 섬광을 일으키며 고요하던 공기를 가르는 쇄공성과 함께 

한 조각의 새우깡이 가운데 녀석에게 날아갔답니다.

저는 그 장면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습니다.

새우깡은 자신의 초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포물선을 그리며 우리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떨어지려 하였습니다.

무척이나 아쉬워지던 저를 비웃는듯!

그 녀석은 제 3의 손으로 추락 직전의 새우깡을 받아올리며 드디어 드디어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원숭이 승리의 현장을 목격하며 저는 감동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왜 원숭이가 팬티를 입지 않는지.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양파링을 준비해 가서 던져 주어야겠다는 것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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