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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U ] in KIDS
글 쓴 이(By): sanjuck (빛고을)
날 짜 (Date): 1996년04월10일(수) 16시44분23초 KST
제 목(Title): 지리산 여행기(1)


지리산 구경을 못해 본 지가 꽤 오래 되기땜에

guest(알려주세요)님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거 같지만

"지리산"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하는 이름으로 글을

올립니다.

지리산을 마지막으로 가본때가 10년 전쯤 되었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지금은 많이 사정이 달라 졌을것으로

생각되고 사실상 다녀온 사람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많이 달라졌더군요.

예를 들어, 지리산 등반 출발 코스의 백미인  화엄사 - 노고단

구간(?) 을 당시엔 군사용 차량을 제외하곤 모두들 힘들여 걸어

올라갔는데... 지금은 개인 차량들도 올라갈 수 있다니, 편하게

오를수는 있겠지만 화엄사에서 야영장을 거쳐 돌계단을 힘들여 밟아

올라가면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격려해가며 노고단에 올랐을때의

기쁨과 희열, 만족감은 느끼지 못할거니깐 불행이라고 해야나?

*          *          *          *          *

당시 86년 초여름, 나는 군 입영 통지서를 기다리며 Guitar 하나 둘러메고

여기 저기 수련회등을 돌면서 용돈을 보태쓰던 휴학생이었다.

그 날도 순천 어느 여고(학교이름은 가물 가물) 에서 1박2일동안 수련회를

진행하고 광주로 올라왔는데 시간상으로 집에 들어가거나 술을 마시기엔

시간이 너무 일렀다. 하여, 당시 광주에서 제일 큰 당구장이었던 충장로에

있던 아방궁 당구장엘 갔다(30세 전후반 되신 분들은 다 아실듯...).

들어가자 마자 카운터 아가씨에게 목소리를 깔며 이렇게 말했다.

"짠돌이 150인디요 한깸 부틀 사람 있소?"

마이크를 통해 장내 방송을 하는 아가씨의 얼굴은 간밤에 잠을 못 잤나 몰러도

화장이 부~ 떠 있었다.

"틀림없이 잠 안자고 삼봉 쳤을꼬야! 돈 다 펐나보지 얼굴색이 안좋네..."

라고 생각하며 장내를 주욱 둘러보니 나만큼이나 할일 없는 사람들 몇몇이

연습구를 치는척하며 나의 당구실력과 매너를 외모로 살피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고, 픽-하며 실소를 머금는 순간 짧은 밤송이머리의 사나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저... 저도 150이거등요  한깸 허까요? "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서 나름대로 작전을 세웠다.

우선, 첫판은 꼭 이겨서... 한깸이 아니고 두깸이나 세깸을 치자고 상대가 
부탁하도록

맹글고... 상대의  매너가 좋으믄 두깸으로 싸게 끊어 줄것이며,

메너가 떡이믄 두번째 깸은 일부러 져 줘서 결승까지 몰고가서 깸비를 쬐끔이라도 


물게 해야지....흐흐흐...

마침내 게임은 시작되었고 결과는 내가 만방으로 깨졌다...

흐흑...이롤수가... 한달 반여 동안 당구장 볼보이를 하믄서 쌓은 당구 실력인디...

저녀석 혹시 사기당구 아녀?...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한판 붙자고 하려는데

"저... 광주는 첨이고 아는사람도 없어서 그러는디요...제가 커피한잔 살려고 
하는데

분위기 좋은곳으로 안내좀 해주시겠어요?"

(띠용~ 아따 그 친구 사람되꾸만... 내가 져줬으니 은혜를 갚아야제...헐헐...)

암튼, 당구 게임을 계기로 그친구와 알게되었고 그친구도 군입대 준비차 휴학을

하고 쉬고있었고 나이와 성격이 같은때문에 곧 의기투합...군입대하기 전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게 되었다.





...

에고 지리산 여행기를 올린다고 하구선 친구 얼척없이 사귀기를 올렸네요...

서론이 넘 길어서 죄송~

그럼 이쯤에서 1부를 대충 갈무리 하고 시스템이 불안한 관계로 

2부로 넘길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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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본고장 빛고을을 무지 무지 사랑하는 산적..쏘나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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