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U ] in KIDS 글 쓴 이(By): UYHYUL ("청송녹죽"�x) 날 짜 (Date): 1995년08월25일(금) 07시11분22초 KDT 제 목(Title): 그 아침의 기억들 의혈의 품 안에서 학부 4학년이던 1992년, 난 그 때 1년 내내 아침마다 운동을 하려 무진 애를 썼었다. 89년에 처음 만나 같이 떼거지로 몰려 다니던 어느 복학한 친구와 함께 둘이서 아침마다 다목적 운동장에서 만나 농구를 하기로 했었다. 그 친구와 나의 집은 걸어서 50초 정도의 거리.... 아침에 일어나서 서로 운동장에 나갔나 확인 해 보고 나서 학생회관 뒤의 개구멍을 통해 다목적 운동장 으로 올라 가곤 했었다. 일주일 중에 4일 정도는 운동을 하려고 엄청 애를 썼고 도저히 못 일어 나겠는 날은 그냥 자버리기도 했었다. 아침 6시에 꼭 다목적 운동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그 전 날 밤에 시계를 맞추어 놓고 자면 아침에 왜 그리도 일어나기가 싫던지.... 암튼 어떻게 해서든 일어나서 다목적 운동장에 가보면 그 친구 녀석은 거의 매번 나보다 더 일찍 나와 있었다. 어떤 날은 내가 못 일어나서 그냥 자고 있으면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어서 잠을 깨우고야 마는 '귀신 잡는 울산 방위'출신 이었다. 그래저래 해서 녀석과 농구를 심심풀이겸 운동겸 해서 하고 있으면, 새로운 날을 준비하는 의혈의 모습을 하나하나 볼 수가 있었다. 자욱한 안개가 낀 해방광장과 학생회관 쪽의 달마산, 그리고 그 산으로 연결된 의혈의 대운동장과 법대, 경영대, 공대의 희끄무레하던 모습들...... 하늘은 아직 회색빛이었고 새벽의 그 맑은 공기를 가르며 의혈인들을 태우러 가던, '중앙대학교' 마크도 선명하던 학교버스들의 행렬.... 학군단쪽에서 대운동장을 돌아 공대 쪽으로 줄 지어 내려 오던 그 버스들의 행렬..... 새벽시간, 의혈의 모습은 참으로 고요했으나 그 속에 꿈틀대던 용틀임, 그것은 운동하던 우리 둘의 몸놀림을 무척 날렵하게, 괜히 어깨가 으쓱하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데도 우리 둘은 마치, 수백명의 관중 앞에서 일대일로 시합을 하는것 처럼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기도 했었다. 운동 마치고 정문으로 뛰어서 가자며 캠퍼스를 내려 가다 보면, 새벽을 가르며 공부를 하러 오는 의혈의 책벌레들.... 나와 내 친구는 땀으로 온통 얼룩져 폭탄 맞은 듯한 모습을 하며 공 하나 달랑 들고 내려 가는데, 수수한 옷차림에 대학생 가방을 한 손에 들고 '중대신문'을 다른 손에 들고 여유롭게 캠퍼스를 걸어 올라가던 어느 의혈인...... 그러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집에 돌아 가노라면 왠지 힘이 났고, 또 생각 하기를 '그래, 나도 빨랑 집에 가서 샤워 하고 책가방 싸서 도서관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왠걸, 집에 다시 들어 가면 다시 쏟아지는 졸음에 도저히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기냥, 그대로 침대에 누워 뻗어 버리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 아침에 USC의 체육관에서 농구모임이 있어서 하고 왔는데, 문득 그 때 그 시절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주저리 주저리 읊어 본 것 뿐이다. 청/송/녹/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