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 s.j.Lee) 날 짜 (Date): 1996년08월30일(금) 21시12분33초 KDT 제 목(Title): 근원적 고독. 가을이다. 계절은 나에게 오랫동안 겪어내어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고독을 선사한다. 선선한 아침 공기 속에 차가운 고독이 묻어와 폐부 깊숙한 곳에 벅차오르는 그리움을 잉태하고 있다. ...... 고독의 근원지는 바로 현재다. 스스로 고독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고독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그러한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그 느낌의 근원은 기억이다. 그러면 무엇이 기억으로부터 그러한 느낌을 일으키는가? 기억에 대한 집착이다. 좋은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거기에 집착하는 마음은 현재에서 나를 소외시키고, 고독이란 불청객을 불러들인다. 그리하여 내 마음은 저멀리 유년기의 기억으로부터 상상과 소망의 세계로 방황하는 것이다. 고독을 정면 돌파하는 방법은 기억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나를 유혹했던 우회로. 그것은 다름아닌 사랑이다. 작년 가을, 고독으로 시작된 사랑은 나를 더욱 처절한 고독에 빠뜨렸다. 이 가느다란 희망은 또다른 기억과 집착으로 인한 좌절로 오염되어 버린 것이다. 사랑 역시 집착을 버리지 않고서는 끝내 고통이 될 수 밖에 없었음에도 나는 그것을 끝까지 끌어안으려 발버둥쳤었다. 이제 가을과 함께 고독도 그렇게 다시 찾아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다. ...................................................................I am Th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