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jinyon ( 지니온) 날 짜 (Date): 1994년08월20일(토) 14시22분15초 KDT 제 목(Title): 불교에서의 논리 (2) 논리적 공리라고도 불리우는 형식논리학의 근본원리는 모두 4가지가 있는데, 이는 자명적인 공리로서 최고 궁극적인 사고의 원리를 말한다. 이것은 동일률, 모순률, 배중률, 충족이유율로 이루어진다. 동일률은 '모든 것은 그 자체와 같다'라는 원리이고, 모순률은 '모든 것은 그 자체가 아닌 것과 같지 않다'라는 원리이다. 그리고 배중률은 '모든 것은 어떤 것이든가 그 어떤 것이 아닌 것이든가이다'라는 원리이다. 마지막으로 충족이유 율은 '모든 것은 그의 이유를 가진다'라는 원리인데 Schopenhauer(1788-1860)에 의해서 생성, 인식, 존재, 행위의 4가지 충족이유율로 나뉘었다. A = A 의 형식으로 표시되는 동일률은 형식논리의 근본으로 고대로부터 근대에 까지 이르렀고, Kant는 A = B 라는 선험(초월론적)논리로서 인식의 확장가능을 주장하여 동일률을 한걸음 더 발전시켰다. 이것은 동일률의 실제적 활용의 형식 이며, 이 형식에 의하여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Hegel이 놀라운 변화를 이룩하였다. Hegel은 일체만물이 자 기 아닌 타자로 변화하는 데서 동시에 자기자체 속에 모순을 내포하므로써 발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여 동일률과 모순률을 변증법적인 입장에서 비난하였다. 즉, A != 비A 라는 모순율의 역전으로 A = 비A 라는 이른바 변증법적 논리를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불교의 논리는 Hegel의 변증법 A = 비A 도 뛰어넘는다. 불교에서는 부 정이 매우 독특하게 쓰여 왔는데, 우선 '중론의 부정은 사절'이라고 하여 4가지 가능성을 전부 부정한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A = 비A 가 아니라 A != 비A, 비A = 비비A, 비A != 비비A 라는 것처럼 100번을 부정한 백비의 예도 있다. 이것은 'A 인가, 비A인가'로 표현되는 형식논리의 배중률의 역전이다. 근대 유럽에 있어서 과학의 급속한 진보와 함께 과학을 떠받치는 2개의 기본법 칙으로 인과율과 자연의 제일률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경험론의 흐름 속에 Hume(1711-1776)이 등장함에 따라 인과율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었다. 우리는 보 통 많은 사상이 그의 선행하는 현상에 대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생기는 것을 지각 하고 비교함으로써만 비로소 언제나 어떤 사상이 생기는 데 준수하여야 하는 규 칙을 발견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원인의 개념이 구성되는 것이다. 그러 나 이렇게 하여 구성된 개념은 말할 것도 없이 경험적이기 때문에, Hume은 인과 율을 주관적인 표상으로부터 도출하려다가 결국 인과적인 유기의 필연성을 부인 하는 데 이르고 말았다. 이처럼 Hume에 의해서 자연과학의 기초에 커다란 동요가 일어났지만 Kant는 Hume과는 반대로 인과 개념의 선천적 필연성으로부터 객관적인 시간 순서를 도출 할 것이라고 보았다.즉, 인과율이 보편적 주관, 의식일반이라고 봄으로써 적극적 으로 인과율을 선천적(a priori)법칙이라 하여 다시 자연과학적 세계에 확고한 기초를 부여하였다. Kant는 이것을 자연의 인과율이라고 불렀다. 이 자연의 인과율은 자연현상의 물리적 유기에만 국한된 것으로 Schopenhauer 의 4가지 충족이유율 중 생성의 충족이유율에 해당한다. 앞에서도 잠시 말한 바 와 같이 Schopenhauer는 이 밖에도 인식, 존재, 행위에 관한 이유율을 더 거론하 였다. 그러나 여기에도 아직 인과율이 해결하는 범위가 넓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반면 불교에서의 인과의 이치는 이 모든 인과율과 이유율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인과의 이치이다. 불교 용어로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인이란 직접 적인 원인이고 연이란 간접적인 원인이며, 이 양자가 화합해서 결과를 낳는다. 모든 존재와 모든 사상은 이 인연화합에 의해서 생겨난다. '인연'이라는 말 외에도 '인과', '연기'라는 말이 불교에서 자주 쓰인다. 인과 에는 인과이시, 인과동시 등이 있지만 인과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 로 사용된다. 또 연기하면 가장 쉽게 생각나는 것이 앞에서도 언급한 십이연기이 다. 여기에는 '이것이 있다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김으로써 저것이 생기며, 이것이 없어질때 저것도 없어지고, 이것이 멸함으로 저것도 멸한다'라는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것들은 불교의 논리에 대한 국소적인 예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