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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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Davin (다빈)
날 짜 (Date): 2006년 4월  6일 목요일 오전 11시 14분 43초
제 목(Title): [펌] 마음챙김 3


( 신동아 장현갑 교수에 관한 기사 계속 )

아내와 딸을 잃음

2월에 떠났는데 6월말 여름방학을 맞아 아내와 딸이 대구에서 애리조나로 
찾아왔다. 장 교수의 부인 정방자 교수는 대구 효성가톨릭대에서 화엄경을 통해 
인간의 고통을 없애는 연구에 몰두하던 <font color="red">상담심리학자였다. 
장 교수와는 서울대 심리학과 동기동창이었고 같은 공부를 함께하는 동료이고 
도반이었다. </font>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셋째딸 훈정은 조지워싱턴대 
뮤지엄 스터디 석사과정에 막 입학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그 아이는 졸업 
후 세계적인 큐레이터가 되기를 희망했다. 군에서 금방 제대한 아들은 
버팔로에서 영어연수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각자 희망에 부푼 네 식구는 자동차를 빌려 타고 여행을 떠났다. 애리조나 
투산을 떠나 로키 산맥을 거슬러 몬태나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정방자 교수는 
뉴욕에서 화엄경을 전공한 학자를 만날 예정이었고, 딸과 아들은 새 세상과 새 
공부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이었다. 
행복하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나뭇잎은 햇볕에 반짝거렸다.

그런데…사고가 났다. 앞에 오던 차와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사고는 갑자기 왔다. 그 일은 아내와 딸을 먼 곳으로 데려가버렸다. 다시는 볼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그와 아들만 살아남았다. 차에 두 다리가 깔려버린 그는 
구조대가 와서 위에서 눌러대는 쇠뭉치를 들어올릴 때까지 꼬박 1시간을 뼈가 
으스러진 채 견디고 있었다. 아내와 딸의 주검을 바로 곁에 둔 채.

苦를 滅하다

살짝 감정이 흔들리는 게 보이긴 했지만 장 교수는 그 얘기를 피하지도 않았고 
생략하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는 최악의 고통을 이겨낸 사람이 되었다. 
고통은 반드시 삶을 도약시킨다는 것을 믿었다. 그걸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사고 후 그가 읽었던 책은 나중 그가 번역한 보리센코의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이었다. 거기서 놀라운 힘을 얻었다.

“자포자기할 수도 있었지요. 그러나 내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남은 아이들은 
어쩌나 싶어지자 기운을 내지 않을 수 없었어요. 평소에 공부하던 것들이 
복음이 된 셈입니다. 위파사나 명상이 삶에 용해되어 절망을 견디는 자양분이 
돼준 거지요. 코바사가 말한 3C(도전 Challenger, 몰입 Commitment, 컨트롤 
Control)의 위력을 깊이 실감했어요.”

비행기에 몸을 싣고 부서진 다리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꼬박 4개월을 누워 
있었다. 마음이 가는 곳을 골똘히 따라가며 집중하는 위파사나 명상이 자신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지켜봤다.

“고통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를 가만히 관찰합니다. ‘내가 지금 슬퍼하고 
있구나’ 그걸 순간순간 알아차리면서 그 생각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요. 
화엄경의 방대한 체계를 녹여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됩니다. 고(苦)의 원인은 집(集)이고 집을 멸(滅)한 결과가 곧 도(道)거든요. 
내게 고가 왜 생기는지를 알면 그걸 멸할 수 있게 돼요…. 나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최면을 걸었어요. 목표를 다단계로 세웠지요. 그러니까 긍정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두 다리를 다 못 쓰고 누워 있을 때는 휠체어만 타자는 게 
목표였고 일어나 앉게 되면서는 보조기를 이용해서라도 서기만 하자 했고 
서서는 한걸음만 떼어놓을 수 있기를 바랐고 떼어놓으면서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기를 염원했어요. 마침내 양쪽에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게 되자 이젠 목발 
하나만 짚을 수 있기를 바랐지요. 그런데 그게 1년 이내에 다 이뤄지더군요.”
<font color="red">
세계 최초의 명상 치유서인 카밧진의 ‘온갖 삶의 역경 속에서’, 방금 
번역했던 그 책이 절망을 견디는 힘과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친 것 같다. 
‘마인드풀니스’라는 말은 지금 전세계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우리말도 
위파사나, 염처(念處), 관(觀) 같은 전통 불교용어에서부터 주의집중, 
마음집중, 알아채림, 마음챙김과 같은 용어로 바뀌다가 지금은 
‘마음챙김’으로 거의 고정됐다.
</font>
“임상심리학을 전공해 경북대 교수로 있는 둘째딸 장문선, 마인드플러스 
건강심리연구소 연구원인 큰딸 장주영과 함께 어려움 속에서도 명상 책을 새로 
쓰고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게 죽은 아내 정방자 교수와 어여쁜 
딸 훈정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여깁니다.”


스승이 이끈 생리심리학의 길

학자로서 그의 삶엔 세 스승이 있다. 생리심리학을 공부하도록 이끈 고 성백선 
교수. 고대 심리학과를 만든 분이다.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그를 큰 기대를 갖고 
지켜봐준 외삼촌 최문환 교수의 친구였다. 첫해 서울대에 낙방하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가 전공이 맘에 들지 않아 방황하는 그에게 “철학 비슷한 
과학이 있다”며 심리학과로 인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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