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Enlight (D.S.) 날 짜 (Date): 2001년 11월 15일 목요일 오전 03시 18분 37초 제 목(Title): 백유경 29 77. 나귀의 젖을 짜 마신 사람들 옛날 변방에 있는 사람들은 나귀를 알지 못하고 다만 다른 사람들이 '나귀의 젖은 매우 맛있다'라고 하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 때 그들은 수나귀 한 마리를 얻어 그 젖을 짜려고 서로 다투어 붙잡았다. 그 중에 어떤 이는 머리 를 붙잡고 어떤 이는 귀를 붙잡고 어떤 이는 꼬리를 붙잡고 어떤 이는 다리를 붙잡았다. 또 어떤 이는 그릇을 들고 먼저 젖을 짜 마시려고 하였다. 그 중에 어떤 이가 나귀의 생식기를 붙잡고 "이것이 젖이다"고 외쳤다. 그들은 그것을 짜면서 젖을 얻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들은 지치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고 한 갓 수고만 하였다. 그리하여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외도의 범부들도 그와 같다. 도(道)라는 말을 듣고는 구할 곳에서 구하지 않고, 망령되이 잡생각을 내고 갖가지 삿된 소견을 일으 켜 발가벗기도 하고 스스로 굶기도 하며 혹은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거나 불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그 리하여 삿된 소견으로 나쁜 길에 떨어지는 것이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망령되이 나귀 젖을 구하는 것과 같다. 78. 아버지와 아들의 약속 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내일 아침에 너와 함께 저 마을에 가서 거기 있는 것을 가져오자."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 아버지에게 묻지도 않고 혼자서 그 마을로 갔다. 그 곳까지 가자 몸은 극히 피곤하였고 아무 소득이 없었다. 또 밥을 먹지 못해 주리고 목말라 거의 죽을 것 같았다. 그 래서 바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오는 것을 보고 매우 나무랐다. "이 미련하고 무지한 것아, 왜 나를 기다리지 않고 공연히 갔다 왔다 하여 한갓 수고만 하고, 모든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느냐?" 범부들도 그와 같다. 비록 집을 떠나게 되어 머리와 수염을 깎고 법복을 입더라도 밝은 스승을 찾아 배우지 않고, 온갖 선 정과 도품의 공덕을 잃고 수행의 묘한 결과를 모두 잃어버린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헛되이 갔다 왔다 하면서 스스로 지치기만 하는 것처럼, 형상은 비록 슈라마나 같더라도 실은 아무 소득이 없다. 79. 서른 여섯 개의 상자를 짊어진 신하 옛날 한 왕이 무우원(無憂園)에 들어가 즐겁게 놀기 위하여 어떤 신하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궤짝 하나를 들고 저 동산으로 가서, 내가 앉아 쉴 수 있게 하라." 신하는 남 보기에 창피스러워 들려고 하지 않고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들 수가 없습니다. 지고 가겠습니다." 그래서 왕은 곧 서른 여섯 개의 궤짝을 그의 등에 지우고 그를 재촉하여 동산으로 갔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여자의 털 하나가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계율을 지킨다"고 하며 그것을 집 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 뒤에 번뇌에 홀리어, 서른 여섯 가지 물건, 즉 털, 손, 발톱, 이, 똥, 오줌 따위의 더러운 것도 더럽다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서른 여섯 가지 더러운 물건을 한꺼번에 전부 붙잡고도 부끄러워하는 생각이 없이 죽을 때 까지 놓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궤짝을 지는 것과도 같다. -------------------------------------- Show me your smil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