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4월 5일 목요일 오후 04시 26분 15초 제 목(Title): 구봉 도건의 일화 약 1180년경 중국의 석상 경제 선사께서 열반하신 뒤에 대중이 큰 방의 수좌를 청하여 뒤를 잇게 하려 했습니다. 이 때 석상 선사의 시봉으로 있었던 구봉 도건이 대중 앞에 나와서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제가 물어볼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만일 선사의 뜻을 알면 수좌스님을 시봉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수좌에게 물었습니다. "선사께서 '쉬어가고 쉬어가며, 한 생각이 만년까지 이어가며, 찬 재마른 나무같이 가며, 한가닥 흰 실같이 간다.'라고 하셨으니 말해주십시오. 어떤 일을 밝히신 것입니까?" "모든 상대를 초월한 순수한 참 경지(一色邊事)를 밝히신 것이니라." "그렇다면 선사의 뜻을 모르신 것입니다." "네가 나를 긍정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럼 향을 가져오너라." 향을 가져오자 향을 피우면서 수좌가 말했습니다. "내가 만약 선사의 뜻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 향 연기가 일어날 때 이 몸을 벗고 가지 못할 것이다." 이윽고 수좌는 향 연기가 일어나자 마자 앉아서 곧 몸을 벗고 열반했습니다. 그러자 구봉 시자가 수좌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습니다. "앉아서 열반하고 서서 열반하는 것은 자유자재할지 모르나, 선사의 근본 뜻은 꿈에도 보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