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3월 12일 월요일 오후 06시 57분 42초 제 목(Title): 가난한 마음 〈가난한 마음〉 얼마 전 각 신문에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 하나가 실렸다. 그 내용은,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세계 각국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의외로 최빈국의 하나인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가장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사대상인 세계 54개국 국민들 중 가난한 저개발국 국민들이 모두 상위권을 휩쓴 반면, 미국, 일본, 유럽 등과 같이 부유한 선진국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하위권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인들의 고정관념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이러한 일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 중엔 간혹 가난하면서도 얼굴이 환하게 밝고 평화로우며 지극히 행복한 모습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은 예외없이 아주 조그만 일에도 고마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소한 일에도 감사를 느끼는 마음이 그들을 더욱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작은 일에도 감사를 느끼는 마음은 우리의 의지력으로나 습관으로써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반드시 마음이 비워져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빈 마음이 되려면 또한 그냥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운데 남으로부터 뭔가를 바라는 욕심이 없어져야 비로소 그러한 상태가 된다. 즉,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비워지고, 마음이 비워지면 작은 이익에도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며,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니 쉽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과거엔 요즘같은 연말에는 회사마다 연말 특별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가령 어떤 사람이 올해도 100% 연말 특별상여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면 다행히 그렇게 되어도 마음속으로는 이미 기대를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더 고맙고 행복한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100%가 아닌 80%만 나온다면 특별보너스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서운한 기분을 가지기 쉽다. 즉, 무엇을 이미 기대를 하고있는 사람에게는 대가가 나와도 그에겐 기껏해야 본전(?)인 셈이다. 그런데 회사형편이 어려워서 연말 특별보너스를 기대해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어떨까? 만약 그에게 예기치도 않은 특별 상여금이 주어진다면 그는 그 액수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고 행복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그에게는 고작 10%의 보너스라도 순수하게 행복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무엇을 바라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인간이 갖는 행복의 느낌은 천만가지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내가 행복하고 안하고는 주위와 사물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모두 내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행복을 더 잘 느끼는 비결은 바로 위와 같은 것이다. 즉, 물질적 풍요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고 살다가 작은 이익이나 혜택을 보면 순수하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이 이치는 禪하는 마음과도 그대로 일치한다. 마음에 잡념을 쉬면 욕심으로부터 벗어나고, 욕심이 없으면 텅 빈자리에서 작은 일에도 감사가 되며, 그와 동시에 마음은 늘 한없이 평화로운 경지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누가 물질만이 인류를 행복하게 한다고 하는가? 懶牛, 1998. 12. 17 <과천문화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