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bbasha () 날 짜 (Date): 2001년 2월 25일 일요일 오후 06시 19분 56초 제 목(Title): 1. 저는 크로체님이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크로체님의 용어를 빌리자면 최근 크로체님의 '발작'이 저의 지나친 비아냥거림에 있다고 뉘우치고 있는 바 앞으로는 최대한 비아냥거림을 자제하도록 하겠읍니다. 그런데 자꾸 앵무새, 앵무새 하시니 모르는 분들이 들으면 정말 님의 말대로 제가 진짜 앵무새인줄 알겠군요. 따라서 좀 구차스럽지만 그 말이 나올 당시의 상황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군요. 얘기의 시작은 아마도 '나는 존재한다는 것은 相이다.' 라는 크로체님의 (혹은 불교의) 문구로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저는 그 말의 뜻을 파악해보려 시도해 봅니다. '나는 존재한다'와 같은 당연한 혹은 당연해 보이는 것을 '相'이라고 하니, 쓰이는 단어들이 비상식적인 어떤 특별한 뜻을 담고 있는건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相'의 뜻에 대해서 크로체님과 대화를 나누었지요. 다음에 '나는 존재한다'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뜻으로 쓰인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해 크로체님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백두산은 존재합니까 ? >그리고, 위의 질문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 제가 왜 '나는 존재한다'는 문구의 뜻을 파악하기 위해 '백두산은 존재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했는가에 대해 좀 얘기를 하는 게 좋겠군요. 예전에 파인만이라는 물리학자가 철학자들의 모임에 초청된 적이 있었읍니다. 그곳에서 철학자들은 아마도 양자역학적 세계상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었는데요. '과연 전자(electron)는 존재하는가?' 와 같은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양자역학 전문가인 파인만에게 당신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냐고 묻게 되지요. 그 때 파인만은 벽돌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먼저 대답을 해 준다면 전자가 존재하는지 어떤지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다고 하지요. 즉, 좀 더 손쉬운 문제를 확실히 파악해 두는 것이 좀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인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크로체님은 제멋대로 상황판단을 하죠. 즉 다음과 같은 식이죠. >백두산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차나 한잔 들라고 한 것은 >bbasha님이 방 때릴려고 던진 질문이라는게 훤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더니 조금 시간이 흐른 후, 크로체님과 소울맨님의 대화중에 소울맨님의 '1.크로체님은 존재합니까?' 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1번 종류의 질문을 자주들 하시는데, 선방에서는 이런 질문하면 >즉시 방두들겨맞습니다. 왜냐하면 관념 덩어리이기 때문이죠.(백두산은 >존재하는가?와 똑같은 종류의 질문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질문은 단어의 개념정리에 따라 답이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크로체님', '존재' 등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상대방과 >정확히 약속이 되지 않는 한, 동문서답이 되고 마는 무의미한 질문이기 때문이죠. 아주 어처구니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읍니다. 바로 크로체님의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하의 문장과 동일한 인식이 '백두산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끈 것인데, 그 질문이 관념덩어리이기 때문에 선방에서는 방두들겨 맞는다는 소릴 하고 있읍니다. 크로체님의 제멋대로 상황판단의 발전단계입니다. 그래서 좀 허탈해진 저는 [나는 존재한다는 것은 相이다] 라는 크로체님의 언설에 대해 바로 크로체님 자신이 했던 말들을 사용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언설]은 단어의 개념정리에 따라 [뜻]이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나]', '존재' 등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상대방과 >정확히 약속이 되지 않는 한, 동문서답이 되고 마는 무의미한 [언설]이기 때문이죠. 이것이 아마도 지금 크로체님이 신이 나서 말하고 있는 '앵무새'의 시작일 겁니다. 하지만 제 말을 전혀 이해못하는 크로체님은 어처구니 없게도 다음과 같은 류의 말을 또 합니다. 진짜 '앵무새'는 크로체님인데 말이죠. :) >크로체님은 존재합니까?라는 류의 질문이 관념이라고 지적한 것은 상식적인 약속 >하에서는 나올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할거면 질문은 왜 했을까요? 즉, 크로체님은 자신이 이중잣대를 쓰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읍니다. 또 제멋대로 상황판단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게다가 문장의 뜻을 혹은 문장의 쓰인 단어의 뜻을 알려고 하는 시도를 관념덩어리로 치부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저의 항의(?)에 대해 크로체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 >알고 싶다면 그냥 쉽게 물어보세요. 안잡아먹습니다. >괜히 어설프게 흉내내다가 두들겨 맞고, 심통나신 듯 한데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안마한번 받았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가 막힙니다. 제멋대로 상황판단의 클라이막스중 일부입니다. 어이없게도 제 말을 예전에 (선문답을) 흉내내다가 두들겨 맞고 심통난 걸로 치부해버리죠. 머리속에 온갖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읍니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저는 필링님과 크로체님의 문답에 끼어들어 소위 '모법문답'을 제시하는 장난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 벌어지던 '뜰앞의 잣나무' 등의 선문답 해설에 대한 저의 조소를 표현한 것이였죠. 그에 대해 크로체님이 뭐는 30방... 어쩌구하는 답글을 쓰신 거구요. 그래서 그 때의 일은 단지 당시의 선문답 해설에 대한 조소였음을 말하기 위해 '한국의 짜장면 요리사와 중국무술고수의 손가락 공력대결' 얘길 한 후 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읍니다. >'선문답'에 대한 제 느낌을 기술한 것 뿐이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랬더니 나온 말이죠. 그 '앵무새'라는 말이. >bbasha님, 흉내내기는 그만하세요. >꼭 화난 앵무새 같군요. 여기까지 적고 보니 좀 한심스럽다는 느낌이 들지만.... 계속해보죠. 여하튼 크로체님은 다른 사람의 질문의 의도에 대해 제멋대로 상상하며, 또 자신이 남들과 얘기할 때 이중잣대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저는 크로체님께 >님이야 말로 머릿속 만의 세상에서 나오세요. 남의 질문가지고 >다리몽댕이 부러뜨릴 생각이나 하지 마시고요. >크로체님이 어떤 이중잣대를 쓰고 있나 한번 돌이켜 보십시오. 등등의 충고를 했읍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아주 가관입니다. >여기 또 저에 대한 相이 나오네요. 어쨌거나 그건 님의 것이죠. >제 것은 아닙니다. >여기 또 相이 나왔네요. :) >어떤 이중잣대를 쓰고 있지만, 스스로 돌이켜 보지 않는 사람=크로체 크로체님한테는 자신이 보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며,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그저 相일 따름인겁니다. 그러니 제가 相에 대한 크로체님의 다음 질문, >相, 이거 하나만큼은 bbasha님에게 제대로 전달된 듯 합니다. 그렇습니까? 에 뭐라고 말하겠읍니까 ? >그저 말하기 편리한 두리뭉실한 개념이란 느낌밖엔 없읍니다. 라고 말할 밖에요. 그리하야 크로체님이 인식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간에 크로체님의 기본인식 구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크로체님은 진실을 아는, 남을 가르치는 스승이며 다른 사람들은 상에 얽매여 살아가는, 무지하여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제자 혹은 학생인겁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숙제도 내고, 방도 때리고 다음과 같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훈계도 합니다. >bbasha님, 화난 앵무새와 같다 함은 자기가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과 대화할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대화의 순서와 형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모르고 하는 비판은 앵무새라는 소리를 듣지만, 제대로 알고 하는 >비판은 대등한 수준에서 대접받는 법입니다. 이런게 바로 '잘난체 하는 속물근성'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 그래서 제가 당시 스테아 님이 보드에 도입한 스노비즘이란 용어를 사용했지요. 지금은 크로체님이 아주 신이나서 (제가 보기엔 악에 바쳐) 저를 '앵무새'라 소리쳐 부르는데 아주 귀중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읍니다만. 최근에 크로체님을 흥분시켰던 단어는 아마도 크로체님이 스테아님께 쓰신 글 중에 나오는 '용도폐기' 일텐데요. 거울이 용도폐기처분되었다 운운의 제 글은 너무 내 재미에 빠져 지나치게 크로체님을 자극한것이 아닌가 반성하고 있읍니다. '앵무새' 얘기는 이정도로 하기로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