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깜찍이중독)
날 짜 (Date): 1999년 11월 26일 금요일 오전 01시 12분 40초
제 목(Title): [퍼옴]교리산책-주객의 살활 자재


 제    목: 교리산책-주객의 살활 자재                                PAGE:  1/ 5
 ───────────────────────────────────────
 선의 목적은 무엇인가. 견성성불이다.  그러면 왜 자신의 본래 성품을
보고 부처가 되려고  하는가. 간단히 말해서 괴로움을 여의고 좋은  쪽
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왜 괴로운가.
 
"나"라는 주체와 "세상"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
은 저 주체와 환경에 자재해서  마음대로 둘을 지우고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대표적인 법문으로 임제선사의 사료간(사료간)이 있다. 사료간에서 요
간(요간)이란 사량 분별하는  것, 나누어 구분하는 것, 분류 표준  또는
기준 등의 뜻이다.
 
 참선 공부가 깊어지는 단계, 공부 속에서 주체와 환경을 지우기도  하
고 살려내기도 하는  단계, 또는 수행자의 근기나 공부가 익은  경지에
맞추어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단계를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것을  모
든 참선 수행자들의 공부를 점검하는 표준으로 삼는 것이다.
 
 사료간이란,"탈인불탈경(탈인불탈경)" 즉 "나를 지워 세상 속에 묻
어 버리는 것," "탈경불탈인(탈경불탈인)"  즉 "세상을 지워 나 속
에 묻어  버리는 것," "인경양구탈(인경양구탈)" 즉  "나와 세상을
다 지워  버리는 것," "인경구불탈(인경구불탈)" 즉  "나와 세상을
현재 있는 그대로 살려 두는 것"이다.
 
여기서 "인(인)"은 나, 개인, 주체를 뜻하고, "경(경)"은 나를  둘러
싸고 있는 환경, 대상으로서의 세상, 객체를 의미한다. 첫째  나를 지워
세상에 묻어 버리는  탈인불탈경의 경지는 붉고 노란  색으로 물든 이
가을의 단풍을 보면서 절감할 수 있다. 가을의 산색은 너무 아름답다.
 
 그런데 그것을 보면서 늙어 가는 내 마음은 무엇인가 허전하다.  쓸쓸
하다. 나도 이제는 저 단풍처럼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멀쩡히 좋은 경치를 보고  이런 생각을 먹는가.
바로 "나"라는 놈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라는 놈은 무엇인가.
 
 기껏해야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몸 이 머리의 의식뿐이  아닌가.
어째서 지금 나의 의식에 모든 것을 걸고 매달리는가. 나를 지워서 저
산하대지 속에 줘 버린다면 얼마나 편안하겠는가.
 
 해마다 봄이 되면  새 잎이 돋을 것이고 가을이면  찬란한 단풍 색을
보일 것이 아닌가. 저 산에, 하늘에, 바람에, 구름에,  바위에 나를 주어
버리면 될 것이 아닌가.
 
 둘째 세상을 지워서 나로 삼아  버리는 탈경불탈인의 경지는 앞의 생
각을 반대로 뒤집어서 느낄 수 있다. 앞에서는 나를 지워서 세상에 주
는 식이었지만, 이  단계에서는 저 아름다운 세상을 그대로 나로  삼아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추하
고 더럽고 악하고  미운 것들도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세상은 나와
대립하는 경쟁자들로 꽉 차 있다.
 
 이 상황에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들, 선과 악,  나를
돕는 것과 해치는 것들을 나로 삼아 버린다면, 나에게는 더  이상 실망
할 것도 슬퍼할 것도 외로워 할  것도 없다. 좋으면 좋은 대로, 부족하
면 부족한 대로,  악하면 악한대로 모든 세상이 그대로 나이기  때문이
다.
 
 셋째 나와 세상을 모두 지워 버리는 인경양구탈의 경지는, 불교  교리
에서 말하는 공사상에 철저한 단계이다. 나와 세상 가운데 어느 한 쪽
을 지우고 세우는 데는, 항상 무엇인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좋아야 한다든지 행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전제는 반드시 나쁜 것과
불행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와 세상 모두를 한꺼번에  지우
는 것이다.
 
 넷째 나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되살려 두는 인경구불탈의 경지는,  우
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절대의 높은 입장에서 긍정하는  단계이다.
나와 세상을 둘로 보고 어느 한 쪽이나 양쪽을 지우고 남겨 두는 것은
상대적인 집착의 찌꺼기  냄새를 풍기고 있다. 나와 세상의 실상을  바
로 알려면, 현실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죽이기도 하고 살릴 수 있
어야 한다.
*발행일(1741호):1999년 11월 9일,    구독문의 (02)730-4488~90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기사제보Fax:(02)3210-0179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