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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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깜찍이중독)
날 짜 (Date): 1999년 10월 10일 일요일 오후 10시 56분 00초
제 목(Title): [퍼옴]카오스이론과 불교5


 제    목: 카오스이론과 불교5                                       PAGE: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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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오스현상의 무의미성
카오스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피타고라스적인 증명은 별 의미가  없다. 증명
이란 유클리드기학에서 익숙한 것과 같이 애초에 절대 진리격인 "공리"에
서 출발하고 엄격한 논리를 거치는 것이다. 요컨대  "절대 진리가 존재한다
"는 믿음에서 증명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현상이 "연기"로 전개되어 간다는 불교적  세계관, 또는 여러개
의 요인이 얽혀서 야기되는  카오스적인 현상은 증명 형식으로는 그 실상을
알 수 없다.
 
 부처님이 갈파한  바와 같이 "여실지견(여실지견)",  연기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성철  스님의 말씀에 따른다면 "산은 산으로, 물은 물
로" 보는 것이다.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하나의 원인으로  귀착시키는 일은
"단순계"에서는 가능하지만 여러  요인으로 얽혀 있는 복잡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기에는 속된 말로 "나무는 보아도  산은 못 본다"는 과오를 범하지 말
자는 금언이 발동된다. 카오스 이론은 종전의 수학  주류인 공리론의 입장과
증명형식을 거부하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추적해 간다.  실제로 컴퓨터의 발
달로 그 방법의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공리적 항목이나 논리
체계는 없고 컴퓨터로 현상을 추적하며 전체적인 패턴을 관찰한다.
 
 이에 관하여 장자(장자)는 매우 흥미있는 말을 했다.
"남해의 제왕 숙과 북해의 제왕 홀이 중앙의 제왕  혼돈(혼돈)의 땅에서 여
러차례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이들 두 제왕은 그  대접에 보답하기 위해 상
의했다.
 
 사람에게는 모두 7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쉬는데 혼돈에
는 그것이 없으므로  구멍을 뚫어주자. 그리하여 이 두 사람은  매일 하나씩
의 구멍을 뚫어 주었다. 그런데 7일째 마지막  구멍이 뚫어지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장자(장자) 응제왕편-
 
 카오스적인 인생, 사회, 자연.등 복잡한 대상은 분석해 가면 결국엔 그 본
연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된다는 경고이다. 이 경고는  과학세계에도 유효하
다. 대뇌생리학을 연구할  때 아무리 세부를 해부해도 살아 있는  뇌가 아닌
죽은 뇌를 파헤치는  결과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살아  있는 뇌
를 해부하다 보면 죽음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뇌는 여러 세포와  신경회로가 얽혀 있다. 지금까지는 뇌를 좌뇌,  우뇌, 전
두엽.이라는 식으로 분할시켜 각  분야마다 맡은 기능이 따로 있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사실은 이들이  서로 얽혀 뇌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임이 밝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이라
는 분야가 있다.
 
"인지과학"이란, 심리학을 중심으로 철학, 정보과학, 대뇌생리학, 컴퓨터과
학 등의 연구자가 개척한 학제간(interdisciplinary) 학문으로,  인간의 인지능
력을 연구하는 새로운 과학분야이다.
 
 카오스와 어포던스(affordance)
복잡계의 중요한 분야인 어포던스에 관한 이론이 있다.  불교의 연기론이 흔
히 생각해 온 것보다 훨씬 깊은 의미가 있음을 실감시키는 것이 어포던스의
이론이다.
 
 인간은 머리로만 생각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일까.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의 구조를 이용하면 인간 지능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
하여 컴퓨터로 인간의 지능을 대신하는 "인공두뇌"의 개발이 인류의 최대
관심사였다.
 
 즉"인간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뇌에 입력하여  머리 속에서 기호,
정보를 처리함으로써 대상의  의미를 파악한다. 그런 뜻에서  인간은 우수한
정보기계라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생각의 출발은 인간의 인식 능력을 오직 대뇌만의 역할로 귀착시킨
데에 있다. 생물체의 성장  과정을 유전자, 또는 경제 동향을 경제 참여자라
는 식으로 어떤 대상을 단순한 요소로 귀착시키는 것과 같은 입장이다.
 
 이 생각대로라면 인간의  인지(인지) 능력은 기호 또는 정보처리가  핵심이
되는 것이므로, 뇌를 끄집어 내고 "인공두뇌"를 대신  집어넣는다 해도 아
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가 인간의 이성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인공두뇌에 대해서는 인간이 우
수해진 컴퓨터를 지배한다는 낙관론, 그 반대로 컴퓨터가  인간 지성의 한계
를 넘어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의 엇갈리는 견해가 있다.
 
 어쨌든 이들 상반되는 두 견해는 모두 인간의  복잡성, 또는 연기성을 무시
한 채 단지 컴퓨터에 대한 과대평가와 인간의 인지능력에 대한 오해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머리를  포함한 몸 전체로서  환경에 대응하여 판단하며  행동한다.
따라서 인간의 판단은 머리 속에서 하는 기호처리 보다는 오히려 환경적 요
소에 큰 비중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수시로 변하는 환경  조건에 대응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기능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몸 전체를 통해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과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대
상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즉 인간의 몸 전체가 정보를  처리하는 매
체이다.
 
 생태심리학에서는 "어포던스(affor dance)"를 "인간 행동에 결정적인 영
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사실은 불교적 표현으로는
"여러 환경적 요소와 자신과의 연기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가령 운전을
하던 중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하자.
 
 이것은 머리에서 판단한 행동이기보다는  몸 전체가 위험에 직관적으로 대
처한 행동이다.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도 마찬가지이다. 머리에서 생
각하기에 앞서 손발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어포던스(affordance)와 인간
이것을 경제학으로 옮겨서 생각해 보자. 인간은 과거의  경제학에서 말해 온
것과 같이 이익 추구의 방향으로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
려 이익 타산보다는  환경이나 습관 등 다양한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
다.
 
 가령 갑자기 치솟은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다시 하락할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꿈이나 습관 등으로)에 그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은 이익타
산에는 맞지 않는  짓이다. 사회학은 이것을 "몸 속에 파묻혀  있는 사회"
라고도 표현하는데 이것 또한 어포던스를 이르는 것이다.
 
 어포던스에는 역사나 자연적  환경도 포함된다. 인간의 경제적,  정치적, 사
회적 행위는 단순히 이성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문화적 전통
이나 관습 등에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문화 전체가  어포던스로서 인간
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몸 전체로서 사회를 담고 있는 복잡계"이며 역사
와 사회의 여러 요소와의  사이에 이루어지는 연기의 결과로서 존재하는 것
이다. 그렇기에 연기를 야기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암까지 치료할 정도로  발달한 의학도 신경성 두통이나, 신경성  위장염 등
과 같은 병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도, 또  완벽하게 치료하
지도 못하고  있다. 그것은 종래의  의학이 인간의 병인을 정신적인  측면은
배제한 채 세포적인 입장에서만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교는 연기론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처음부터 모든 것이 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희노애락(희노애락)과 생로병사(생로병
사) 등을 포함하여 인간의 모든것을 연기로 파악한다. 서양의 의학이 시행착
오를 거쳐 오늘에서야 인지과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킨 것과는 다르게 불교
는 일찍부터 연기론의 지혜를 펼쳐 온 것이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발행일(1736호):1999년 10월 5일,    구독문의 (02)730-4488~90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기사제보Fax:(02)3210-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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