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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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11월  3일 화요일 오후 02시 22분 51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우주적 의식과 연기


번호 : 14/3496                 입력일 : 98/11/03 10:27:11      자료량 :69줄

  제목 :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우주적 의식과 연기

 이제 화엄 사상 더듬기를  마치고 다른 분야로 넘어 가려고 하니,  그냥 지
나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것이 남는다.  바로 화엄 성기의 핵심을  설파한
의상조사의 법성게(法性喝)이다. 그  가운데서도 “아주 심오하고 미묘한 진
성(眞性)은 자성(自性)을 지키지 않으면서 인연따라 모든 것으로 나툰다”는
표현이 화엄의 전 우주적 지혜 법신(法身)이랄까, 진여  법성(法性)의 출현과
움직임을 한마디로 정리하고 있다.

 먼저 자성을  지키지 않고 인연을 따라  이루는 예를 생각해 보자.  구름이
비와 눈이 되고, 연이어서 물, 얼음, 안개,  수증기 등이 된다. 편의상 구름으
로부터 시작했지만, 최초에  구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한 순환의 상태에
있는 습기랄까, 물 기운의 다양한 변화체에 사람이  제멋대로 단계를 정해서
이름을 붙였고, 그  한 이름을 들었을 뿐이다. 수증기  없이 구름이 있을 수
없고 구름없이 비가 있을 수 없다.

 습기가 고정적인 자성체가 없이 인연을 따라 갖가지 형상과 이름을 취하는
데, 저 습기의 진면목은  무엇인가. 이름을 붙이기로 하면 습기와 관계된 모
든 이름을 남김없이  끌어 모아야 할 것이고,  지우기로 하면 어떤 것도  댈
수 없다. 어떤 이름을 들면 그것은 이미 습기 전체 모습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행로의 변화와 다를 바 없다. 물에는  수소와 산소라는 두 종류
의 원소만 있고, 인생사에는 많은 종류의 원소체가  개입되어서 그 천변만화
를 이룬다. 그러나 원소 종류의 차이가 그 무한  순환의 기본틀을 바꾸는 것
은 아니다. 태어나고, 자라고, 청운의 꿈을  가지고, 성취하고, 그리고 미끄러
져 내린다.

 태어난 사람치고 죽지 않은  사람 없고, 성공한 사람 치고 다시  그것을 버
리지 않은 사람  없다. 물이 인연을 따라  변화하는 것은 즉시 보고  짐작할
수 있지만, 인생사가 인연을  따라 변화하는 것을 다 보려면 몇 십년  몇 백
년이 걸린다. 그러나 시간의 차이가 끝없는 변화를 지워버리는 것은 아니다.

 인생사의 어느 한 단계를  집어서 태어남이다 죽음이다 성공이다 실패다라
고 말하면 그것은  전부를 말한 것이 아니다. 인생사의 진면목에  이름을 붙
이기로 하면 사전에 나오는 말들을 전부 들어야하고,  이름을 지우기로 하면
일체의 언어를 끊어야 한다.

 그래서 의상조사는 법계의 진성이 인연을 따라 무한히 변화하면서도 그 모
든 변화의 단계를 통틀어서 몸으로 삼는다고 한다.  진성의 자성은 무자성의
성(性)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이런 질문을 만난다. 나만  사물에 이
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도 또한 그렇다. 한국  사람에게만 하늘이
나 땅이라는 명칭과 개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다른 무수한 외국인들
에게도 같은 명칭과 개념이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구름, 비, 행복, 불행, 성공,  실패 등의 이
름을 지어낸다면, 모든  사람의 개인 의식은 우주적 큰 의식에  소속된 일부
분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나의 의식을 내  것으로 생각해
왔다. 내가 작정한 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실제로
는 그렇지 않다.  고통을 쾌락으로 생각하거나 슬픔을  기쁨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생명이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간에 살려고 한다. 죽기를 싫어한다. 자기 중
심이다. 사람이 세상을 지어내서  보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만약 나의 의식이 다른 이의 것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세상
사람들이 지역적 또는  시대적 공동체 문화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나와 남이 서로의 마음을 알 것인가. 모든 생명체의  의식을 한 줄기로 연결
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화엄사상은 우주적 큰 의식이 있다고 가르친다.  그것은 여래성, 법성, 진여
성, 진성 등이라고 불리어진다. 여기에 사람의 방식대로 몸을 붙여서 호칭하
면 법신이 된다.

 손오공이 백천만년을  뛰어도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듯이, 우리가  아무리
아는 체를 해도 저  안에 있는 것과 같다. 세상 인연에 의해서  아무리 많은
형상과 이름을 갖춘 것들이 만들어져도, 그것들은 저  우주적 의식 내에서의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발행일(1695호):1998년 11월 3일 , 구독문의 (02)730-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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