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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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10월 26일 월요일 오후 03시 30분 46초
제 목(Title): 시사설법-불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번호 : 19/3477                 입력일 : 98/10/26 10:45:55      자료량 :66줄

  제목 : 시사설법-불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병든 이에는 의사가, 가난한 이에는 돈이 돼  길 잃은 이의 길잡이 되는게
중생 섬기는 길”〈화엄경〉

“수많은 중생을 부처님 같이 섬겨 무명을 떨칠 힘과 용기를 주는 것”
 올해 늦은  봄부터 수국사에는 점심공양시간이  되면 실직자들이 서너명씩
짝을지어 후원을 찾아와  공양하고 가더니 지금은 50여명이  찾는다. 그래서
아예 점심시간을 정해주고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급식소를 차려놓고 그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님의  품을 찾아오는 그들을  대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들의 눈을 바라보면 한 때의 허기보다도 더 막막한 실망과 미움이 번뜩이
며 충혈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허기보다도 더한  절망과 미움이 사람들
의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존의 무게와 세월의  차가운 시선이 주는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정신도
허물어져 가는 그들을 바라보면  의식주 문제도 시급하지만 삶의 의지를 다
지고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불법의 손길이 필요하
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한때 국민소득 1만불이라는  풍요를 이룬 듯 보이는 나라살림에 도
취해 너무 방심하여 ‘마음의 삶’을 등져버린 듯하다.  따라서 우리의 사회
적 이상(理想)과 제도를 성숙시키지 못하고 오늘의 질곡을 맞게 된것이다.

 급진적인 산업화의 길을 걸어온 우리 한국인들은 인간이 걸어야 할 ‘마음
의 삶’을 등진  채,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전자제품
과 자동차 고급의류를 소유하고  과소비 해외여행에 취해서 어떠한 자기 절
제나 노력없이도 자신의 부(富)가 무한정 계속되리라는  환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인생의 고통은 정확히 욕망의 강도에 비례한다.  욕망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고통의 강도도 높아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마음의  유연한 평화와 지혜
를 체득한 사람은 같은 기쁨을 누리더라도 한층 풍요롭고 어떠한 고통도 정
화되어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다.

 그처럼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만 할 행복의 환상에 매혹당한 대부분의 사람
들이 성공하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믿으면서 성공지상주의가
되어 부도덕하고 음침한  뒷거래를 할 수 밖에  없는 칙칙한 부패의 늪으로
달려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는 병적인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
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의 양어깨에는 물질적인  파산보다도 더한 좌절과 고통을 가져
다줄 정신의 파산을  막을 종교적 민족적 책무가 얹혀 있다.  그래서 우리불
자들은 다시 한번 호국애민(護國愛民)이라는 민족적 화두  앞에서 마음을 엄
숙하게 가다듬어야 하는 것이다.

 불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에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는 원력으로 산
다고  말하고 싶다.〈화엄경〉‘보현행원품’의  恒順衆生願(영원히  중생을
섬기는 원)에서는 “이  세상에는 가지가지 한량없는 중생이  있다. 내가 그
중생을 가지가지로 섬겨서 부모, 아라한, 부처님과 같이 중생을 떠받들며 병
든 이에게는 의사가 되며 가난한 이에게는 돈이 되어 길잃은 이에게는 길잡
이가 되는 것이 중생을 섬기는 것”이라고 했다.

 불자의 원력은 그런 것이다. 불자가 조석으로 외우는 사홍서원, 보현보살의
10종대원(十種大願)도, 약사여래의  12대원, 아미타부처님의 48원도 모두  불
자가 살아가도록 만드는 힘, 곧 본원력(本願力)인 것이다.  비록 우리 모두는
깨닫지 못하고  있더라도 제불보살의 원력이 우리의  무의식적인 힘이 되어
불자로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 뼈저린 IMF 구제금융시대의 용광로 속에서 우리 불자는 ‘깨달음의 사
회화운동’이라는 각오에 걸맞는 불교의 사회적 실천과 인류의 영혼에 봉사
한다는 화두를 항상 일깨워야 할 것이다.
 *발행일(1694호):1998년 10월 27일 , 구독문의 (02)730-4488
  <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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