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9월 23일 수요일 오전 11시 23분 17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성구와 성기 번호 : 15/3390 입력일 : 98/09/23 09:49:11 자료량 :67줄 제목 : 지명스님의 교리산책 지난호까지 십현문(十玄門)과 육상원융(六相圓融)으로 사사무애법계(事事無 碍法界)를 둘러 보았다. 이 사사무애 또는 무애를 다른 말로 줄인다면 상즉 상입(相卽相入)이 될 것이고, 한 글자로 더 줄인다면 즉(卽)이 될 것이다. 무 애는 무한한 상호 동일성과 포용성을 뜻하고, 이것은 다시 ‘같다’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卽)을 ‘같다’로 썼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두 개념이 분리될 수 없다거 나, 자신이 아닌 전체 또는 전체의 견본이 자신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불이 (不二) 즉 ‘둘이 아닌 하나’를 뜻한다. 우리가 교리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것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인가. 저 즉(卽) 에 도달하기 위해서이다. 중생인 나, 지옥의 고통과 축생의 어리석음 속에 있는 나, 두레박이 오르내리듯이 생사에 윤회하는 나, 번뇌의 불길에 휩싸인 나가 깨달음, 해탈, 지혜, 열반을 이룬 부처와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을 확 인하기 위해서이다. 흥미로운 것은 화엄의 성기(性起)와 천태의 성구(性具)가 각기의 사상체계 가운데서 다같이 저 즉의 원리를 제시하는데, 그 논리적 발상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성기설과 성구설은 다같이 미혹과 깨달음, 중생과 부처, 윤회와 열 반, 번뇌와 지혜의 짝 개념들이 각기 분리될수 없는 하나라고 한다. 중생의 본래면목이 부처이고 부처의 고향이 중생이라고 한다. 부처속에 중생이 있고 중생속에 부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즉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크게 다르다. 성기에 있어서 성(性)은 여래 즉 부처의 성품을 뜻한다. 여래성이나 진여성이 일어나고 출현한다는 것은, 부처의 본성 또는 진여의 마음이 현상세계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 세계가 바로 여래 의 본성이고 진여의 마음이므로 부처와 중생, 열반과 윤회, 지혜와 번뇌가 처음부터 끝까지 내통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지의 간격보다도 더 달라보이는 두 개념이 둘이 아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구에 있어서 성(性)은 부처의 성품이 아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을수 있는 현실세계의 모든 사물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성품을 뜻한다. 성구 즉 사물의 성품이 갖추어 있다고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사물 은 그 자신의 성품속에 자기 이외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특히 수행의 단계와 관련해서 지옥은 본래부터 부처를 포함하고 있고, 부 처는 본래부터 지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부처 등이 서로 상대를 자신속에 갖추어 있으므로 지옥과 부처는 둘이 아니 다. 단지 지옥은 부처가 감추어지고 지옥만 드러났을 뿐이고, 부처는 지옥이 감추어지고 부처만 드러났을 뿐이다. 같은 의미에서 미혹과 깨달음 등의 상 대 개념들은 각기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을 도출해 내는데 있어서 성기는 여래 또는 진여의 마음이라는 하나를 중시하고, 성구는 현상세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마음 즉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등의 여럿을 중시한다. 성기는 미혹 세계의 모든 현상을 여래의 마 음이라는 하나로 끌어들이고 다시 현상세계의 여럿으로 풀어놓음으로써 즉 을 찾고, 성구는 눈에 보이는 낱낱의 세계가 있는 그대로 부처와 지옥등 모 든 성품을 포함한 것으로 인정함으로써 즉을 찾는다. 지옥 아귀 축생 등의 10계를 두고 말한다면, 성기는 불계(佛界)를 기반으로 삼고, 성구는 나머지 구계(九界)의 당처를 기반으로 삼는다. 진여 무명 수행 깨달음을 두고 성기와 성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보면 둘의 차이가 극 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성기의 입장에서 보면 진여와 무명은 비롯함이 없는 처음부터 있다고 하더라도, 무명은 언젠가 없어지고 말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구의 입장에서 보면 앞의 네가지는 본래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없 어지지 않고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성기는 마음이 무명 미혹과 결합해서 만들어 내는 현상세계를 언젠가 지워져야 할 것으로 보는데 비해서, 성구는 현상세계의 모든 사물 하나하나가 그 자체 속에 부처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 각한다. 성기는 부처라는 위로부터 성구는 현실이라는 아래로부터 출발하면 서도 같은 즉을 이끌어 낸다. *발행일(1690호):1998년 9월 22일 , 구독문의 (02)730-4488 <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