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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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laudia (가 아님...)
날 짜 (Date): 1998년 9월 20일 일요일 오전 12시 37분 41초
제 목(Title): 신비주의...


  얼마 전에 TV에서 "경찰청사람들"(이던가?)하는 프로그램에서
'환각형제'라는 일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 주인공이 한 때
조직폭력배 행동대장으로 잘 나갔었는데, 약물의 유혹에 빠져들었고,
그러자 그 조직에서는 신임하는 부하였지만 사정없이 내쫓더군요.
  조직폭력배의 그런 운영논리가 좋니 나쁘니를 따지려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현명한 처사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약물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전체 조직 말아먹는
게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고 보면...

  종교에 있어 신비주의도 마약과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과학이 설명해 주지 못하는, 따라서 신비
하다고 할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
선호하는 어떤 종교가 그것에 대한 설명을 줄 것이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믿음 중 일부는 맞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아직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 종교에서는 대중들의 신비주의 요구에 응답하는 비공식
적인 방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방법 대부분이
과학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거나(즉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을 오해한 것이거나), 심리적 현상에 대한 오해이
거나, 설사 현대과학이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한단계 혹은
몇단계 넘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즉,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경험의 본질에 대해 확실한
것이 없어서 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세계의 본질에 닿아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는 신비에 대해 뭔가 다른 것을 주지 않겠
느냐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 점은 불교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확실히 이야기할 것은 없으며, 뭔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세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한지는 더더욱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각 종교의 신비주의적 방법론이 공식화되지 못한데는 이런
배경들이 있으며, 자칫 거기에 빠진 사람을 그릇된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공식적인 신비주의적
방법론은 강력한 대중 유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신비주의를 마약에 비유하는 이유입니다. 신비주의로 사람을
모으는 것은 마약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과 같습니다.

  크로체님이 새로 오셔서 이 보드에 활기가 넘치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후로 보드 분위기에 대해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
습니다. 그 좋지 않은 느낌의 원인이 뭔지 구체적으로 따지기는
그랬지만, 일단 부족한 것에 대한 지나친 확신이 그 이유로 보였고,
불교나 혹은 그 유사한 깨달음을 지나치게 인간 세계의 일과 동
떨어진 어떤 것으로 보지 않는가 하는 우려도 생겼고요.
  이런 우려가 최근에 부처님과 사리자 간의 일화니 하면서 제가
글을 올렸던 이유입니다. 불교를 사람 사는 곳으로 좀 더 끌어오려
했던 것이지요.
(어떤 사람들한테는 이것이 심심해서 시비거는 것 쯤으로 보였던
모양인데, 자신은 심심하면 그런지는 모르지만 남까지 그런다고
보는 것은 곤란할 것 같습니다. ^^
만약 이런 생각이 진정 종교적 믿음과 결부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탄이니 마귀라고 함부로 말해
대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요?)

  이런 시도에 대한 몇몇 반응은 촛점을 빗나간 것을 포함해서
별로 예상치 못한 것이었는데요. 어째거나 이런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 제 우려를 대략해서 1/3 쯤 맞게 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서 이 우려가 앞으로 100%까지 맞을 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신비주의에 대해서는 너무 조급한 기대를 가질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세계의 본질에 접근하게 되면 지금 우리가
신비하게 보는 뭔가를 곁다리로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지금 500년 전 사람들이 너무나 신비하게
생각할 "이적"을 하루에도 수도 없이 행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본질에 500년전 사람보다 약간이나마 더 접근한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이런 것을 만약 500년 전 사람들이 가졌다면 그들의
종교적 세계관을 합리화시키는데 사용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거나... 500년 전보다 훨씬 발전된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음
에도 우리 자신은 궁극의 본질에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 누군가가 500년 쯤 후의 세계의 본질에 좀 더
접근한 그런 사람들에게는 당연해 보일, 그러면서도 500년 후
사람들에게도 궁극의 본질에 도달한 것으로 여기게 하지는 못할,
그런 것을 가지고 궁극의 깨달음의 산물인 것처럼 말할 수 있습
니다.

  한편, 정도(正道)는 너무나 고리타분해 보이고, 쉽게 앞길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바른 길은 몇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시대를 초월하여 그 자태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 limeli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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