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8월 21일 금요일 오후 05시 44분 02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理事의 무애 相通 번호 : 11/3290 입력일 : 98/08/21 10:43:23 자료량 :62줄 제목 : (연재)지명스님의 교리산책(52)-理事의 무애 相通 지난호에서 사(事)와 이(理) 즉 현상의 사물과 본체적 원리를 설명하면서 두가지의 예문을 들었었다. 하나는 현상을 보면 원리를 알고 싶어하고, 원리만을 설명해 주면 그것이 현실적인 사물로 작용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직장에서 현실과 이상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독자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 예문들은 사와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사와 이를 현실의 우리 문제로 끌어내리기 위해서 우선 집히는 예문을 들었을 뿐이다. 보통 화엄학 강의에서는 무애와 원융의 원리를 강조하느라고 높은 경지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파도와 바닷물이 둘이 아니듯이 현상과 본체가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쉽다. 모든 것이 다 좋고 걸림 없고 통한다는 것은 참으로 화려하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응용해서 사와 이를 다루어야지, 원리만 반복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와 이의 문제는 세상사 모든 분야에 다 적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분야를 우리가 다 응용해서 풀이할 필요는 없다. 왜인가. 우리의 근본목적은 생사를 벗어나는 것이요, 욕망으로부터 해탈하는 것이다. 우리의 허기지고 고통스러운 현실의 마음을 벗어나서 현상과 본체를 논하는 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만 하는 것과 같다. 사와 이를 지금 우리의 처지로 바싹 끌어내려 보기 위해서, 예문이 완전하게 전체를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이것저것 들어보는 것이다. 구도심 많은 한 청년이 인생사를 한꺼번에 조망하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비디오를 빌려서 많은 영화를 보고, 사람들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보면 인생을 알 수 있을 것이 라고 생각했다. 목표를 쉽게 성취하는 이, 어렵게 성취하는 이, 처음에는 성취하고 뒤에 실패하는 이, 처음에는 실패하고 뒤에 성취하는 이, 끝까지 성취하는 이, 끝까지 실패하는 이 등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저 성취자 실패자가 공통적으로 만나는 것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누구나 죽음 앞에 빈손을 들고 떠나는 것이었다. 이 청년은 인생을 제대로 터득했는가. 아니다. 그는 오직 헤아릴수 없이 많은 측면 가운데서 오직 하나를 보았을 뿐이다. 삶의 현상 속에 전체에 통하는 원리가 숨어있고, 원리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삶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상에서 원리를 보고, 원리에서 현상을 보아야 한다. 단맛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설탕을 다 먹을 필요는 없다. 행복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행복의 원리를 다 외울 필요는 없다. 현상의 한 끝에서 무수히 많은 원리를 보고, 무수히 많은 원리도 한 현상으로 파악하면 족하다. 엄종 두순은 〈법계관문(法界觀門)〉의 ‘아사무애관(理事無碍觀)’에서 사와 이의 연결과 무애를 열 가지로 나누어 보여준다. 꼭 열 가지일 필요는 없다. 늘이자면 억만가지가 될 것이고, 줄이자면 사와 이가 무애융통 된다는 단 몇 마디면 족할 것이다. 첫째는 모든 현상 속에 원리가 들어있는 경우, 둘째는 모든 원리 속에 현상이 두루해 있는 경우, 셋째는 원리에 의해서 현상이 벌어지는 경우, 넷째는 현상이 원리를 드러내는 경우, 다섯째는 원리에 의해서 현상이 지워지는 경우, 여섯째는 현상이 원리를 감추는 경우, 일곱째는 원리가 현상과 하나가 되는 경우, 여덟째는 현상이 원리와 동일하게되는 경우, 아홉째는 원리와 현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우, 열째는 원리가 현상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우 등이다. 원리와 현상이 같거나 다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둘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리와 현상의 무애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시시처처의 어떤 현상에도 본체적인 원리가 스며 있고, 한 원리를 터득하면 구태여 모든 현상을 다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수백개의 비디오를 빌려서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를 다 보지 않더라도, 자신이 직접 체험한 짧은 삶 속에서 인생의 원리를 깨달을 수도 있고, 직접 결혼해서 원리를 실험해 보지 않고도 결혼이 어떤 삶의 코스를 가게 될 것인지 훤히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행복의 원리는 어디에 있나. 내 마음에 있다. 그 마음은 어디 있나. 주변의 모든 사 물에 두루해 있다. *발행일(1685호):1998년 8월 18일 , 구독문의 (02)730-4488 <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