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hyoo (문사수) 날 짜 (Date): 1995년02월15일(수) 15시27분18초 KST 제 목(Title): 나의 신행기 10 [현실주의자의 불교...] 군에서 제대하고 복학을 기다리는 동안도 나는 내가 컴퓨터를 하게 되리라고는 별로 생각치 못했었다. 그런데, 불교학생회에 어떤 여학생이 등장했다. 학과도 후배이고 매우 귀여운..(참고:군에서 막 제대했을 때의 눈높이와 내눈의 안경) 할 일은 없고 해서 도서관에서 괜히 공부하는 척을 하는데 앞으로 먹고 살 것을 생각하니 이 상태로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별 선택없이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복학했다. 2학년 때, 기관총을 맞은 덕분에 나는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2학년과 수업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재수강이 먼저.. 그런데 거기에 불교학생회 여후배가 있지 않은가. 다른 후배는 다 나를 모르지만 그 후배는 나를 안다. 음... 이런 경우를 당하면 선배의 위신은 땅에 떨어진다. 함께 수업을 듣는 과목이 참 많고 황당한 기분이지만, 그렇다고 티를 낼 수야 있으리.. 그런데 프로그램을 짜는 숙제가 있었는데 선배인 나에게 묻지 않는가? 내가 프로그램을 짜 본적이 있어야지.. 그렇지만 위신을 지키느라고 열심히 고민을 했더니, "왕!!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네..." 프로그램 언어라고는 이름만 들은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파스칼 언어로 단 시간내에 끝내버렸다.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그동안 왜 몰랐지.. "오!! 위대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그 여학생은 그후 나랑 결혼하고 두 아들의 엄마가 된다. 자세한 내용은 외설시비와 미성년자인 벗들 교육상 생략.. 나는 대학에 계절학기가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찬탄하고 찬탄한다. 대학에서 가장 훌륭한 제도는 계절학기이다. 140학점을 도저히 획득할 수 없었을 것인데 이 계절학기에 총력을 집중한 결과 군사학점 포함 140학점을 정확히 채우고 졸업했으니까.. 4학년 때는 계절학기 과목을 신청한 사람들이 과목이 분산되는 바람에 한 과목도 개설되지 못하는 위험한 상태에 빠졌다. 이를 알고 그 때 내가 한 발빠른 행보는 내가 보아도 감탄스럽다. 계절학기 신청한 학우들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모두 불러내 일장 연설을 했다. "졸업할거야.. 말거야" 두 과목으로 압축해서 교무과에 가서 한바탕해서 개설시켜 버렸다. 이는 궁하면 통한다고 옛날부터 예언된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런데 졸업하면 뭐하나 취직할 수 있어야지. 그래서 할 수 없이 시간을 벌 생각으로 석사과정으로 .... 여기에서 부터 정신병이 시작된다. 논문을 준비하는데 꿈이 황당했다. 화엄학이나 유식학(불교심리학)을 이용하면 기가막힌 무엇(인공지능)이 나오지를 않을까? 불교를 이용하는 습관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그 때 한참 카프라의 "동양사상과 물리학"등의 책들이 얼마나 가슴을 충동질 했는가? 결국 못했다. 그래도 보살핌이 있어서 무사히 졸업을 하고 대전의 어느 연구소 연구원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대전에 내려와서도 여전히 유식학 책을 붙들고 여기 뭔가 있을 터인데를 한참 뒤졌다. 역시 잘 안되었다. 나는 성철스님이 법문에서 색즉시공을 물리학을 빌어서 설명하는 것이 크게 우려가 된다. 왜냐하면 그래서 색즉시공을 이해하여도 인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요즘 불서중에는 물리학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은 색즉시공을 전혀 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가 이렇게 현대과학에서도 틀림없다는 것을 통하여 불교 기가막히다라는 것을 알리면 무엇에 쓸 수 있을까? 카오스 이론과 화엄사상이 비슷하면 무엇하나. 그것을 안다고 "죽을 때, 방긋 방긋 웃으면서 죽느냐.. 아니면 벌벌 떨다고 죽느냐" 이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연수스님은 종경록이란 책에서 "색을 변화시켜서 공을 알면 안된다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불교를 철학적 접근 또는 과학적 접근 또는 문화적 접근을 통하여 아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자기와 남 모두에게 해만 준다. 그것같고 불교 참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부처님을 팔아먹고 자기를 기만하는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불교철학을 알고 불교의 과학성을 인정하고 불교의 위대한 문화에 감탄을 해도 부처님 가르침의 생명력은 없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가슴에 멍만 남기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고 진실함으로 나가고 실존적인 괴로움을 극복하여 당당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때 거기에 불법은 살아숨쉬는 것이고 석가모니 부처님은 다시 미소를 뛰우게 된다. 한 사람만 있어도 석가모니 부처님은 모든 지옥고통을 다 받으면서도 "헤헤"하고 계실 분이다. 이것으로 정신병적인 불교에 대한 고백은 마치고 내가 "진실한 삶"이라는 원래의 부처님 가르침으로 돌아서는 이야기들을 벗들과 해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