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 크로체) 날 짜 (Date): 1997년09월20일(토) 01시37분52초 ROK 제 목(Title): Re: 윤회 윤회가 없다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크로체님 말대로라면 윤회란 것은 참으로 있지 않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크로체님의 "나"는 언제나 다른 나이기 때문에 앞뒤가 딱딱 끊어지는 나입니다. 가령 크로체님이 금생에 나쁜 일을 많이 했어도 죽으면 크로체님은 끝이고 또 다른 나가 나오기 때문에 그것은 크로체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이므로 크로체님이 한 행위의 결과중 상당부분은 인은 있지만 과는 없는 것입니다. 만일 기억으로 동일시된다면 크로체님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을 때에 어떡 기억으로 나왔습니까?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기억은 언제적 부터의 기억입니까?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윤회가 없다고 말한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미망 속에서는 윤회가 실재하므로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나"를 설명할 때, 역할현상이라는 생소한 조어를 쓴 것은 그것이 흔히 말하는 자아(ego)를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뜻합니다. 그것은 개성을 벗어버린 알몸뚱이 나를 뜻합니다. 두번째 문단은 chyoo님이 혼란을 일으킨 듯 하군요. "나"는 개성을 가진 자아가 아닙니다. 비유컨대 개별적인 자아가 장미라면, "나"는 대지가 될 것입니다. 한 인간의 행위가 온 우주에 영향을 미칩니다. 카르마는 개별적인 상벌논리가 아니라 전체의 법칙입니다. 한송이의 장미가 꺾일 때, "나"라는 대지가 반응합니다. 티벳에는 계속해서 환생하는 승려들(린포체)이 있습니다. 그들의 자기정체성은 오직 기억에 의해서만 검증됩니다. 이것은 역할현상의 연장입니다. 장미가 계절이 바뀌어도 시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현상은 나고 죽음이 있기에 아름답고 고유한 것입니다. 그들은 특수한 목적을 가진 들풀과 같은 존재입니다. 아름답진 않아도 쓸모가 있는 존재입니다. 크로체는 전생을 모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니라 크로체로서 삽니다. 어제와 수년 전의 기억들을 드문드문 업고 살아갑니다만 죽었다 태어나도, 자고 일어나도 나는 나임에 변함이 없습니다. 기억이 있건 없건 나는 나입니다. ...................................................................I am Th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