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haos (수리샛별) 날 짜 (Date): 1994년11월25일(금) 11시41분18초 KST 제 목(Title): 예불가(4) 일본의 어느 종파에서는 [조고각하]라는 말을 보물처럼 여기며 신 앙하고 있습니다. 그 절에서 판매하는 모든 물건마다 그 말을 풀어 서 '한 모퉁이를 비추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나라의 보 배'라고 써서 그 말이 의식 속에 배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처해 있는 그 부분에 충실한 사람은 바로 나라의 보배라는 것입니 다. 일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그 말뜻을 이해하며 실천하려고 노 력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처해 있는 한 모퉁이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부분만 잘 비추면 그 사람은 보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잘 할 거라고 해서 남의 자리까지 참견하는 것은 욕심에 불과합니다. 자 기 임무에 충실하고 자기 자리를 잘 지키는 데서 모든 안정은 찾아 지는 것입니다. "정향"이란 말의 뜻은 바로 [조고각하]라는 한 마디로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처한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본분을 잘 지키 는 사람은 결국 안정을 얻을 것이며, 그런 사람에게서 저절로 향기 가 뿜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세번째의 "혜향"은 '지혜의 향기'를 뜻합니다. 불교에서는 지혜를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혜로운 인생, 지혜로운 사 람 등 지혜를 강조합니다. 그 어떤 것이라고 지혜가 없다면 빛을 발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유한 삶을 살기보다는 지혜롭 게 하는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지혜가 없으면 잘못 쓰여질 수가 있 습니다. 그러나 비록 조촐한 삶이라 하더라도 지혜가 있다면 그 삶 은 밝게 빛날 수 있는 것입니다. 지혜는 우리의 삶을 향기롭게 하 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자비보다 지혜를 강조합니다. 자비와 지혜라는 표현 대신에 지혜와 자비의 종교라고 하여 항상 지혜를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올바른 자비가 이루어질 수 있습 니다. 그래서 지혜는 "계"와 "정"이 마련되면 저절로 얻어지는 삼 학 중의 맨 마지막에 놓이는 덕목인 것입니다. 삼학의 가르침을 흙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돌을 던져 흐리게 된 흙탕물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습니다. 더욱이 그 물은 마실 수도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살이입니다. 그 런 흙탕물을 맑게 하려면 우선 물이 움직이지 않고 고요해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돌도 던지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야 물이 움직 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금지하는 일이 바로 "계"에 해당합니다. 그 다음에는 흙이 가라앉도록 조용히 기다리면 안정이 찾아오는데 그것이 바로 "정"의 상태입니다. 수면이 안정되어 고요해지면 그 물 위에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모두 비춰볼 수 있고, 맑아진 물은 마실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을 "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