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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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mason (마검마존)
날 짜 (Date): 1997년07월16일(수) 03시44분04초 KDT
제 목(Title): 실천적 신비주의



  여기 글을 좀 보다가 불교도 종교냐.. 뭐 이런 얘기를 보았읍니다.
  제 생각에는 결국 불교는 불교다라는 말이 정답일 것 같습니다.
  제가 불교신자는 아닙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종교라는 개념자체가 서양으로부터 수입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유교문화권에서는 무슨무슨 교라는 것은 유학에 무지한 
  백성들이 의지할 대상으로 맹신하는 혹세무민하는 무엇이라는 개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실 그런 무슨무슨 교라는 내부에서는 자기들의 '교'를 '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불행히도 각 종교는 나름대로 다른 방식의 종교적인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 무시되고 마침내 '교'들을 무시했던 유교마저 종교단체로 등록하는 
  현실은 격세지감이 드는군요.
  
  아뭏든간에 불교는 불교 나름의 특성이 있겠지만, 실천적 신비주의라는 점이 
  큰 것 같습니다. 이 단어는 예전에 서양사람이 지은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본 것인데,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신비적인 질문에대해 실천적 
  접근방식을 취한다 뭐 그런 얘기겠죠. 사실은 이런 전통은 기독교에도 있읍니다.
  중세의 수도원들이 그것인데, 당시의 수도사들이 밥먹고 책읽고 기도하고 
  남는 시간에 동성연애나 했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착각입니다. 이들의 생활의 
  핵심 중의 하나가 묵상 혹은 관상이라 불리는 명상활동이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런 전통은 초기 기독교의 신비주의적 성격이
  성 프란체스코를 비롯한 몇몇 성자들이 창립한 수도회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런 수도회의 정신적 내부를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신비주의에 투철하고 
  있읍니다. 그러니, 불교와 유사한 점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읍니다. 영성신학
  등의 학술들은 그 심오한 내용이 불교의 경전들과 유사하고, 전해 내려오는 
  수도자들의 신비적 체험의 일화들은 선사들의 그것과 대단히 닮아 있읍니다.
  가톨릭이 불교와 잘 통한다는 것은 가톨릭이 사탄의 종교라는 증거가 아니라 
  종교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신비주의적 요소라는 공통점이 두 종교가 어떤 
  면에서 닮은 꼴로 보이게 할 따름입니다. 이것은 개신교의 무슨무슨 부흥회같은 
  행사들이 무당의 푸닥거리와 비슷하게 보이는 이유와도 같습니다.

  그러므로 불교처럼 실천적인 종교를 가지고서 그 교리를 왈가왈부한다는 것이
  제 생각에는 좀 어리석게 느껴집니다. '공'에 대해 어쩌니 저쩌니 하는 것보다 
  한번 자리를 잡고 참선하는 것이 '공'이나 '무'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하는데요. 암튼 비신자의 건방진 소리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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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는 맥주가 맛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그가 알고 있는 맛있음을
기대하며 한모금 들이키지만, 이내 도리질치고 만다. 물리학의 아름다움이란
초심자의 예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며 결국 그에게 물가해한 것일 뿐이다.
homo sapiens quantumgravitius, Dept. of Phys.,KAIST, shhong@cosmo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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